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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반지 May 22. 2024

나는 여름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김주무관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나는 쨍쨍한 해를 좋아한다.

그 태양 아래서 걷는 것도 좋아하고

수영하는 것도 좋아한다.

여름엔 풀향이 진하게 나서 좋다.

쫘악쫘악 내리는 여름 비의 곧음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자두와 복숭아가 나오는

계절이라 좋다.

반바지와 치노 스커트를 자주 입을 수 있어서 좋다.

말려진 숱이 많은 내 머리카락도 금방 바슬바슬하게 해 주니까 좋다.


불어오는 바람, 흘러가는 공기들 여름엔 고맙고 소중하게 여겨지니 그것도 좋다.



그런데

이 여름 새벽, 동기 한 명이 하늘나라로

여행을 다.

아이스아메리키노를 좋아했던

그 동기의 장지로 가는 날에도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려고 했다.


그때 나는 그 동기에게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1년이 흘렀다.


다시 어느 여름들이 아무렇지 않게

성큼성큼 오고 있다.


여름을 잊을 수 없듯이,

여름과 같이 오는 그 동기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흘러간 노래의 가사가 떠오른다.

'마음을 가리고 추억을 감추지만 기억은 남았고 아픔은 지울 수 없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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