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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쉬리 Jan 24. 2024

섬마을 응급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제발 궂은 날씨에는 응급환자가 제발 생기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제발 날씨가 궂은 날에는 응급환자가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아름다운 맑은 하늘을 실컷 볼 수 있는 섬마을의 삶은 아름답습니다.

밤이면 까만 하늘에 온통 은하수를 뿌려놓은 듯 별이 쏟아집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마을의 삶이지만

의료기관은 보건소 뿐이라 아플 때는 무척 곤란합니다.


섬에서의 생활을 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갑자기 아프지 말기!! 갑자기 다치기 말기!!


섬마을에서 갑자기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까요?


제가 사는 섬마을에는 보건소가 한 곳 있습니다.

보건소에는 치과, 한방, 물리치료 등을 하며 간호사, 공중보건의가 근무합니다.

근무시간은 정해져있지만 근무시간 외의 응급상황에도는 응급콜이 가능합니다.

당직자분이 보소에 내려오셔서 급할 때는 봐주시기도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이곳 보건소에는 닥터헬기 착륙장이 있어서 응급상황에는 닥터헬기로 이송이 가능합니다.

낮에는 닥터헬기가 가능하며, 밤에는 해경 함정으로 응급환자를 인근 지역으로 이송해서 119구급차에 인계합니다. 저이곳에 살면서 닥터헬기를 타봤고요, 인근 섬에서 기다리고 있던 119구급차를 타보기도 하였답니다.마을 어르신들이 대부분 70대, 80대의 고령이시기때문에 보호자가 가까이에 계시지 않거나 보호자와 연락이 안 되는 경우에는 제가 동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응급상황이라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안개가 짙게 끼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라면 닥터헬기도 해경 함정도 절대 움직일 수 없답니다.


 섬마을에 살면서 비상 상비약은 꼭 챙겨둡니다. 

설사약, 소화제, 감기약, 해열제, 반창고와 연고 등등


 그런데 몇 달 전 딸이 뜨거운 물을 다리에 쏟아 심한 화상을 입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필이면 토요일 저녁이었고, 바람 때문에 여객선의 결항이 예정되어 있던 시기였지요.

뜨거운 물을 쏟아서 빨갛게 벗어진 다리를 보며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던지..

그때를 생각하니 지금도 심장이 쿵쾅거리네요.

화상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었는데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급한 대로 찬물로 화기를 빼고 보건소 앞에서 전화를 했더니 당직자분이 나오셔서 소독 후 화상 연고를 발라주셨습니다. 배가 뜰 때까지 3일을 매일매일 보건소에서  처치를 하였는데, 다리 한쪽이 화상을 심하게 입어 보건소에 있는 화상치료제가 동이 나버렸답니다. 다행히 배가 떠서 멀리 광주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하였답니다.

 

섬마을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닥터헬기로 해경 함정으로 신속히 이송 가능하지만 

제발 궂은 날씨에는 응급환자가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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