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05/D+182/Porto in Portugal

by 앓느니 쓰지

우리 여행 시즌 1의 마지막 도시 포르투갈의 포르토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적인 대서양을 이제 5일 후면 건넌다. 물론 배가 아닌 비행기로 건너는 것이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콜럼버스처럼. 리스본에서 만난 바스코 다 가마처럼 우리도 건넌다. 대서양을. 그 때 그 사람들처럼 신대륙은 우리에게도 기대감으로 충만하다. 물론 기대감보다 넘치는 불안함들. 유럽도 그렇게 소매치기 많다고 경계했는데 남미는 범죄의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소매치기가 강도로, 강도 중에서도 칼 든 강도, 총 든 강도, 가끔은 자동소총으로 범죄를 일으킨다고 하던데... 물론 그 모든 것이 무조건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즌1에 비해 확실히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 각오하고 있다. 그래도 다 사람사는 세상이니까... 시즌1을 마치며 자주 생각하지만 쉽게 정리하지 못했던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정리하려고 한다. 바로 '여행자의 샘'. 기본적으로 나는 샘이 많다. 가진 것이 별로 없어서인지 유형이든 무형이든 뭔가 가진 자들에게 시기심이 폭발한다. 거기다 자존심도 있어 쉽사리 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그들을 부정하거나, 그들에게 흠결이 있을거라 생각하거나, 가장 많이 하는 짓은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다. 자존감이 한 없이 내려간다. 여행에 있어서 특히나. 글 잘쓰는 여행자, 센스있는 인스타스타, 사진 이쁘게 찍는 사람 등 재능으로 충만한 사람부터 돈 잘 아끼는 사람에서 돈 팡팡 잘 쓰는 사람까지. 이건 뭐 시기와 질투만 남았고 기준도 없다. 고3 수험생처럼 모태솔로들처럼 크리스마스에 혼자 지내야 하는 사람들처럼 그냥 '세상 모든 사람이 나만 빼고 다 행복해 보이고, 다 능력있어 보인다. 다행히 한창 때보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가끔 불현듯 확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여행을 잘 하고 있는게 맞을까?' 끊임없이 내가 서 있는 자리를 확인하는 일. 그것이 내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이다. 다만 비교하지 않기를, 그 시간에 조금 더 내 마음에 집중하고, 되도록이면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하고 솔직하게 기록 해야 한다고, 그렇게 되내이는 정도까지 온 것. 그것이 아마 지난 182일 간에 내게 남은 성과가 아닐까? 결국 모든 것이 욕심이었다. 여행 이후에도 계속 살아 나가야 하기에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할 것 같고, 이 여행이 뭔가를 남겨야 할 것 같은. 그런 마음들이 하나 둘 모여 조급함과 시기를 만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의 비교의식은 정작 내가 지금 보고 느끼며 차근차근 가다듬어야 할 영역들을 지나치게 한다. 바로 지금을 여행하자. 일기를 써도 뭔가 드라마틱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일기 만으로 끝일지도 모른다.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다행히 아직 6개월이 남았다. 늘 그렇듯 똑같은 결론. 일기를 자주 쓰자.


IMG_1927.JPG
IMG_1935.JPG
IMG_20171203_170447_HDR.jpg


매거진의 이전글171016/D+132/Mirleft Moroc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