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정환Juancho Sep 20. 2022

<스맨파ㆍ스우파>에 빠져드는 이유

올림픽을 보는 것처럼

요즘 화요일 저녁을 기다리게 된다.

<스트릿 맨 파이터> 본방이 이때 하니까!!!


작년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신드롬'이 있을 땐 본방은커녕 제대로 챙겨보지도 않았다. 그랬는데 우연히 <스맨파> 1화를 보게 됐다. 그대로 빠졌다. 티빙에서 <스우파> 정주행 시작.


오 근데 정말 재밌더라.

흥얼거리는 입과 들썩들썩하는 나의 팔다리.

아 이거 화제가 될만하네, 확실히 성공할만했다.


나는 <스맨파><스우파>를 보는 마음이 마치 올림픽을 시청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이 콘텐츠의 힘이 있다고 느꼈다.


1. 전문성에서 나오는 멋


어떤 분야든, 어느 경지에 오른 전문가를 보면 그에게 풍겨져 나오는 멋이 있다. 하물며 춤 전문가들의 대결이라니! 게다가 이름부터가 '스트릿 댄스'... 그야말로 간지 난다.


내 눈에 가장 멋진 두 댄서. 모니카와 트릭스


그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경외감마저 생긴다.

멋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

안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스우파>, <스맨파>의 출연진 색깔은 확실하다.

기존 오디션 프로에는 전문성이 결여된 일반인이 나오고

기존 경연 프로엔 전문성은 있으나 다소 식상한 방송인이 참여한다.


그런데 댄서들은 비방송인이면서 전문가다. <스우파>, <스맨파>는 신선함과 전문성을 둘 다 잡는다.


브레이킹 댄스 배틀 프로그램 JTBC <쇼다운>은 비슷한 조건이었음에도 대중적으로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걸로 흥행을 설명하기엔 부족할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2. 출연자가 풍기는 진정성



난 이 장면이 스맨파의 연출을 상징한다고 느꼈다.


서른이 넘은 남자가 카메라 앞에서 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춤을 틀려서?

하물며 낯선 스태프들 스무 명이 보고 있는데?

일상생활하면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그만큼 이 남자는 춤에 진심인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모습을 제작진은 아주 집요하게 화면에 담아낸다. 무대를 박살내는 댄서들이 춤 대결 앞에서 얼마나 순수한가. 시청자는 출연자로부터 진정성을 본다. 뭔가 속에서 움찔한다.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모자 챙에 땀이 맺힐 정도로 춤 추는 사람이라니...


출연자의 진정성!

나는 이게 프로그램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상황에 임하는 출연자는, 시청자가 재미를 느끼고 콘텐츠에 몰입하게 되는 문이 된다. (이전에 책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은 적이 있다. 책의 요는 '진정성이란 실체는 없다'인데, 그와 별개로 작가는 '대중은 항상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모든 분야에 있어 이를 중요시한다'라고 말한다. 난 재밌게 읽었다. 일독을 추천!)


스맨파(스우파) 제작진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댄서들의 진정성을 끌어내는 것에 연출을 몰빵한다.


노 리스펙트 배틀로 댄서의 경쟁심을 극대화시키고

메인 - 서브 댄서로 갈라쳐서 댄서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그 와중에 인터뷰를 잡아 속마음을 묻는 것.


모두 출연자의 감정을 최고치로 끌어내

그들로 하여금 <스맨파>를 단순 방송이 아닌 그 이상의 뭔가로 임하게끔 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결국 댄서들은 최선을 다한다. 뜨겁게 대결하고 결과에는 또 승복한다. 이런 각박한(?) 시대에! 스포츠맨십이라든지 올림픽 정신마저 느껴진다. 보는 사람이 어떻게 매력을 안 느낄 수 있을까?


화요일... 기다려진다...


<스맨파>가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실망하는 시청자가 늘어나는 것 같다.


과도한 대결 구도, 과도한 춤(대결) 생략 등이 문제로 거론된다. 결국... 전문성과 멋, 그리고 진정성. 이 세 가지의 밸런스가 깨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편집될지도 궁금하다.


어쨌든 간만에 재밌는 프로그램이 나와 보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