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 1
새벽부터 뻐꾸기가 울었다.
이제 곧 아카시아가 필 거라고 내가 말했다.
산뜻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라면
하나라도 더 버려야 할 텐데
하나도 버리지 못한 채
오늘도 바리바리 싸들고 남태령을 넘는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남태령을 넘는다.
배고프다고 밥이 많이 먹히는 게 아니듯이
무겁다고 내려놓을게 많은 건 아니다.
사위에 어둠이 깔리는 관악산을
먼발치로 바라보며
왜 난 산처럼 살 수없을까
남태령에 꽃내음이 난다.
아카시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