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同育兒 | 공동육아

by Ju de Pomme

일주일 넘게 글을 못썼다. 새로 맡게 된 업무가 바쁜 탓도 있지만, 아직 여러 가지 복잡한 프로세스가 머리와 몸에 안 익어서이기도 하다.


매주 적어도 3-4km는 뛰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주는 어쩔 수 없이 패스다. 목요일에 몇 달째 말썽인 왼쪽 어깨 오십견 주사를 맞은 후 이틀은 팔을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에, 이틀이 지났지만 그래도 괜스레 조심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서다. 그래도 산책을 거를 수는 없어 집을 나섰다.


파리는 지난주 주말 반짝 초여름 날씨를 보이며 파리지앵의 마음을 흔들어 놓더니, 금세 10도가량 떨어진 기온이 거의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정말 변덕스러운 파리 봄날씨다. 오늘도 날씨가 꽤 쌀쌀하다.


내가 주말 주중을 할 것 없이 들르는 동네 호숫가. 호숫가 안쪽에 작은 섬이 있어 내 눈에는 꽤 큰 호수지만, 블로뉴 숲에 있는 여러 개의 호수 중에도 작은 것에 속해 Mare라고 부른다. 안쪽에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작은 섬이 있어서 인지 그 섬을 중심으로 여러 동물들이 기거한다. 대표적으로 수달, 청둥오리, 백조, 그밖에 이름 모를 새들.. 가끔 목이 긴.. 학 같이 생긴 새가 날아와 잠시 거주하다 가는데 (아마 철새인 듯하다) 그 새가 있을 때는 그 새를 찍는 사진작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무튼, 오늘은 봄을 알리기라고 하듯, 이 섬마을에 사는 오리 가족에 경사가 생긴 듯하다. 호숫가에 사람들이 모여있어 가보니, 꼬물꼬물 한 새끼들이 어미와 함께 유유히 수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새끼들을 흐뭇하게 보는 건 어미만이 아닌듯했다. 작은 다리로 물장구를 치며 엄마와 형제들을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모습이 흡사 개구쟁이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새끼를 보는 건 인간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새로운 생명이란 건 소중한 것이고, 우리가 살아있고 세상이 계속 돌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니까.


그 어린아이들이 짓궂게 재롱을 부리며, 살아남기 위해 하나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을 보는 건 어른으로서 느낄 수 있는 큰 기쁨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 저출산이 한국에서는 큰 문제인데, 프랑스에선 저출산이란 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프랑스도 몇십 년 전에는 그랬었더라고는 하는데, 워낙 가족을 위한 세금정책이 잘 되어있고, 아이가 있는 부모의 직장생활을 제도적으로 잘 뒷받침해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잘 받아들여져, 혹 집에 아이가 아파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거나, 퇴근을 일찍 해야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눈치를 주는 적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 이것이 일종의 <공동 육아>라고 본다. 정말 아이를 물리적으로 함께 봐주어야 <공동 육아>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육아의 힘듬에 대해 공감해 주고, 그로 인해 나에게 올 수 있는 약간의 불편함을 용인해 주는 것이 바로 <공동 육아>이다. 물론 제도적인 지원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이런 <공동 육아>의 마인드가 사회 깊숙이 받아들여진다면, 우리나라 젊은 부부들도 좀 더 부담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호숫가에 열심히 수영을 하며 놀고 있는 여러 마리의 오리 새끼를 보는데 엄마 오리를 딱히 정할 수가 없다. 새끼들 주위에 여러 마리의 오리들이 함께 수영하고 있어서이다. 오리들도 공동 육아의 중요성을 이미 인지했나 보다. 종족의 보존의 중요함은 사실 동물 세계에서 더 크게 와닿을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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