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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약시 Aug 16. 2022

한 명의 입김에 큰 바람이 일고.

폭풍 속에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한 명의 입김에 큰 바람이 일고 폭풍우가 시작된다. 그 폭풍우 속에 휘말리는 언제나 낮은 사람들이다. 정확하고 뚜렷한 계급 차이에 의해 폭풍의 피해가 달라진다. 과연 그 속에 나는 어디에 존재할까. 사실은 적은 피해를 입고도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큰 피해 속에서 현재를 위해 눈을 감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권력구조가 정확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만 다녀온 나로서는 대기업의 생리는 잘 알 수 없으나 중소기업의 구조는 더욱더 뚜렷하다. 그리고 그 권력은 나눠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통 한 명의 절대 권력자가 존재하거나 소수의 집단이 권력을 쥐고 있다. 


보통 그들은 회사를 이끌어 갈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존재했다. 회사에 매출, 입사와 퇴사 등 회사 경영에 대 해 가장 중요한 계획을 취합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결정을 위해 신중하게 고민한 뒤 결정해야만 하는 자리에 있었다. 본인들 아래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안다면 더욱더 신중하게 결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온다. 경험, 연륜 그 모든 것들이 빛바랜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매출이 떨어진다거나, 퇴사가 잦아진다거나, 중요 인물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간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문제는 그 후에 시작된다. 회사의 휘청거림이 점점 더 커질수록 위기는 커지고, 그에 따른 책임이 분배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책임은 아래로 점점 더 큰 폭풍우가 되어 내려온다. 입김이 폭풍우가 되는 순간이다. 선택에 전적으로 따랐던 아랫사람들에 대한 책망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아랫사람들이 잘못된 순간에 대해 한마디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아마 본인들의 연륜과 경험을 더 믿고 객관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책임은 그들보다는 그 아래에 더욱더 크게 폭풍이 날아든다. 


혹자는 윗사람이 더 큰 책임을 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회사생활을 지켜봤을 때, 그것은 권력이 나눠져 있을 경우이다. 부장, 차장, 과장 등 어쭙잖은 권력을 가진 중간관리자들이 그 모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그들도 권력의 희생양이 될 뿐이다. 입김은 그런 사람들이 부는 게 아니다. 절대적인 그 "한"명, 혹은 절대 소수 집단의 사람이 부는 것이 바로 회사와 '나'를 휘청이게 하는 입김이다.


절대 소수 집단은 절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그 모든 책임은 아래로 내려오게 되어있다. 


이런 순간에 고민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어디에 위치하는가. 이 모든 입김 속에서 그 폭풍우에 휘말리지 않으려 바닥에 납작 엎드려 버티고 있는 나 자신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바닥에 떨어진 권력의 이삭을 주워 먹으며 그마저 놓치지 않으려 고개조차 들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아등바등 버티면서 그나마 어쭙잖은 권력이라도 쥐고 있는 중간관리자인 '나 자신'은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그보다 적은 권력조차 쥐어보지 못한 내 아랫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자세를 취하며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가. 요즘 한번 더 고민해야 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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