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맘 유감(遺憾)

by 노적성해

생아자부모(生我者父母), 지아자포숙(知我者鮑叔).

날 낳아주신 분은 부모요, 날 알아준 사람은 포숙이다.


아침에 인터넷을 보다 ‘일타맘’이라는 프로그램 홍보물을 보았다. 아들 둘을 한 명도 아닌 둘이나 의대에 보낸 엄마가 나왔다. 그 힘든 의대를 서울대, 연대에 보냈다고 한다. 심지어 어머니가 매우 미인이었다. 그 집안의 세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엄마로 보였다. 부럽다고 인정하면 끝인 상황인데, 이상하게 내 밑바닥에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씁쓸한 맛이 올라왔다.

혹시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들어봤는가? 사실 관중은 객관적으로 보면 참 찌질한 사람이었다.

친구랑 사업하면서 더 많이 이득을 가져가고, 벼슬길에 올라가서는 무능해서 세 번 이나 경질당했고, 심지어 전쟁을 나가서는 세 번 이나 격전지에서 도망을 왔다. 물론 각각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남이 보면 핑계로 여겨질 만한 것이었다. 이런 관중이 훗날 어마어마한 능력을 발휘하는 재상이 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다들 알다시피 절친인 ‘포숙아’이다. 오죽하면 관중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을 낳은 것은 부모이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한 것은 포숙아라고 했다. 포숙은 관중이 실패할 때마다 옆에서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코치 같은 역할을 했다. 절대 그를 남과 비교해서 비난하지 않았다. 포숙이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부모를 대신하여 햇빛과 물을 준 것이다.

교직에 근 30년을 지내보면서 가장 큰 유익이 있다면, 인간의 능력은 다양하고, 공부 능력은 그 무수한 능력 중 단순한 한 개의 능력일 뿐임을 깨달은 것이다. 이것을 안 이후 내가 남보다 잘 나지 못해도 다른 것을 잘 한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고, 내 자식이 남들보다 성적이 좋지 못해도 우리 아이에게 다른 장점이 있기에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무수한 능력 중에서 오로지!! 공부 능력만 강조하는 슬픈 나라다.

교실에 얼마나 다양한 달란트를 가진 아이들이 앉아 있는가? 다른 재능이 있어도 공부 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바보 취급을 당하는 어리석은 나라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학교가 아이돌이 되는 것이 인생의 최대 목표로 삼는 곳이라면, 오로지 춤과 노래가 학생 평가의 최우선이 될 것이다. 그러면 춤과 노래에 재능이 없고 단지 공부 능력만 뛰어난 학생들은 매일 자신은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 자책할지도 모른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일타맘을 만들었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안그래도 온 나라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아이들과 학부모가 힘든데, 이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늘어나면 무조건 자식을 좋은 학교 보내는 것만이 자식교육 성공한 것으로 당연시 될까 두렵다.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부모는 포숙아 같은 사람이다. 관중같은 자식을 끝까지 믿고 기다리고, 자식이 가진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내어 험난한 인생을 현명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오늘도 말 안 듣는 찌질한 관중을 위해 묵묵히 눈물로 참고 기다리는 무수한 포숙아들에게 힘을 내라고 용기를 주고 싶다. 언젠가는 당신의 관중이 컴컴한 땅에서 싹 틔워 나올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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