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골을 모신 납골당의 명패가 완성되어 부착된 사진이 톡으로 날아왔다. 아버지가 하늘로 가신지 보름이 지났고, 시골집에 가면 여전히 아버지가 딸 왔느냐고 웃으며 나를 맞아주실 것만 같다.
어머니 홀로 계신 집이 안쓰럽고 아프다.
어머니는 장례식 내내 자식들 마음아플까 눈물마져 꾹꾹 누르시더니 화장을 앞두고 기어이 무너지셨다.
나는 아버지가 그렇게 가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내 눈 앞에서 힘없이 숨을 놓아버리시던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 뜨거운 불길에 내어드리는 것만은 할 수 없었다. 아니 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건 이해해 주실테지.
내가 조금 더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고, 좀 더 편안히 모셨어야 했다는 죄책감,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그리 허망하게 떠나버리신 것에 대한 원망, 그날 좀 더 환한 얼굴로 행복하게 인사를 건네지 못한 후회,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는 너무나 아프다.
어머니 옆에서 아버지를 추억하면서도 그 아픈 시간은 꺼내고 싶지 않아서... 그 마지막 만큼은 잊어버리고 싶어서... 그렇게 그 날을 외면하려 해도 문득문득 떠올라 나를 괴롭힌다.
괴롭지만, 아니 괴로와서...
나는 아버지가 더 그립다.
다정하게 웃어주시던 그 얼굴이, 그 마음이,
몹시도 그립다.
아버지, 그 곳에서는 편안하시나요. 아프지 않고 기운 넘치시나요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신나게 하고 계신가요....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를 내려다 보시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