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세량 May 14. 2019

4개의 페르소나, 4명의 아이유

영화 [페르소나] 리뷰

모든 매체는 자신만의 분위기와 색깔이 있다.


OCN은 OCN의 색깔이, HBO는 HBO의 색깔이, 그리고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4명의 감독이 만든 4개의 이야기로 이뤄진 이 영화 [페르소나] 역시 넷플릭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였다. 아이유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독창적이고, 복잡했으며 어려웠다.


#다르지만 잘 묶인 4가지 이야기.



위에서 이야기했듯 영화 [페르소나]는 '러브 세트' '썩지 않게 아주 오래' '키스가 죄' '밤을 걷다.'까지 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4가지 이야기는 각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개성 역시 뚜렷했다. 내가 느낀 대로 말하자면 '러브 세트'는 성장물과 로맨스 코미디,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미스터리 스릴러, '키스가 죄'는 청소년 물, '밤을 걷다'는 슬픈 로맨스 느낌이었다.

그나마 대중적이라고 느껴졌던 '밤을 걷다'

그런데 화면의 색, 배경음, 연출까지 각자 판이하게 다른 이 이야기들이 한 영화에 꽤 잘 담겨 있다. 특히 이야기가 나열되는 순서가 꽤 탁월했다.


그 덕에 각자 다른 이야기를 봤지만 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부분이 이 영화에서 제일 칭찬하고 싶은 점이다.


특히 '밤을 걷다'가 엔딩을 맡은 것이 아주 적절했다.


#쉽지 않은 영화.



4개의 이야기 중 쉬운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각 이야기를 맡은 감독들은 주제를 철저히 이야기 뒤에 감췄다. 그리고 다양한 비유를 통해 매우 간접적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해석하기 쉽지 않고, 어떤 관점이냐, 누구냐에 따라 해석이 무수히 다르게 나올 여지가 많은 이야기들이었다.

영화를 보는 나의 표정도 이와 비슷했다. 물론 외모는 아니지만.

따라서 관객에게 불친절한 영화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상업적인 요소도 없고, 철저한 독립 영화였다. 주연이 아이유라는 사실만 빼면 말이다.


대신 그만큼 감독들이 '아이유'라는 한 명을 놓고 마음껏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쳤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도 대충 만든 것이 없었고 공들인 티가 났다.


#연기에 빈틈은 없다.



연인 아이유를 제외하고 이 영화에는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썩지 않게 아주 오래'에서 보여준 박해수의 연기가 돋보였다. 


이 이야기는 4가지의 이야기 중에서도 꽤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박해수의 연기 덕에 어려우면서도 어렵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평소와 좀 다른 이미지를 연기하는 아이유의 연기도 박해수 덕에 더 빛난 느낌이었다.

박해수의 연기가 너무 돋보였던 '섞지 않게 아주 오래'

그 외에도 배두나, 심달기, 정준원 등 다양한 배우들이 나와 아이유와 호흡을 맞췄다.


아이유의 연기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듯한데 4가지 이야기에서 맡은 역할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편차가 있기는 했으나 자신의 이미지와 매우 흡사한, 또는 이전에 해봤던 캐릭터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밤을 걷다'에서 아이유의 연기는 매우 뛰어났다.


#총평

-어렵지만 생각의 유희가 있는 영화.



이런 영화가 대부분 그러하듯 킬링타임 영화로는 적절하지 않다.


영화를 보면서 비유를 찾고 해석을 내놓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좋아하겠지만 편안히 영화를 그냥 즐기며 보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듯하다.


이야기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생각을 정리하고 또 해도 '무슨 이야기지?'싶은 경우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곱씹고 곱씹다 보면 생각할 거리도 많고, 숨은 매력이 있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했다.

영화 자체가 아이유의 화보 같은 느낌도 있었다.

또한 아이유가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아이유의 팬이라면 각자 다른 매력의 아이유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감독들이 아이유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표현할지 생각하고 공들인 티가 역력했다.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독특한 영화가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포켓몬 월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