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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Jun 07. 2019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

가끔 '원래 그래.'라고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있다.


흔히 사회생활이나 또는 어떤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고민을 털어놓을 때 해거나 받게 되는 조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

수 십 년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흡연이 그러하다. 당시에는 기차 안에도 흡연이 가능했다. 식당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누군가가 "난 담배연기가 싫어. 왜 식당에서 담배 피우는 거야?"라고 따지면 많은 이들이 "어쩌겠어, 원래 그래."라고 답했다.


5년 전만 해도 군인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TV를 보면 군인들을 위한 와이파이 서비스를 열심히 광고하고 있다. 이건 "원래 그래." 정도가 아니라 거의 기존 통념을 뒤엎은 꽤 커다란 변화이다.


이렇듯 사회는 늘 변해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 사회 부조리를 '원래 그렇다'는 말로 덮어버리고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정해진 수당을 무시한 야근시키는 것, 직원을 개인적인 일에 이용하는 것, 회식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 대우하는 것, 그 외 '사회생활'이라는 명목 하에 발생하는 무수한 부조리들과 갑질.  


누군가가 이 걸 지적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말이 '야, 원래 다 그런 거야' '이 사람 사회생활 안 해봤네.'이다. 그러나 위에도 말했듯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이런 부조리는 잘못된 관습이 굳어진 것뿐이다. 그리고 잘못된 것은 고쳐져야 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것은 옳으며 비난받거나, 무시받을 일이 아니다.


잘못된 것을 바꾸자고 외치면 분명'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옳은 말이다. 


이 거대한 사회와 굳어진 부조리 앞에 힘없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우리가 아주 작게나마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우리는 그렇게 안 하면 되는 거다. 우리가 당한 부조리를 물려주지 않으면 그걸로 충분한 거다. 사회는 그렇게 바뀌는 거다.

'나 하나가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하나라도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나, 하나가 바뀌다 보면 전체가 바뀌게 된다. 모든 변화는 하나, 하나가 합쳐져서 이뤄지는 거다. 부조리가 사라지는 과정도 그렇고 그걸 개혁하는 방식도 그렇다.


우리 개인은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며 뿌리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적어도 '내가 저 자리에 올랐을 때'는 그렇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곧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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