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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May 27. 2019

00. 영화 보기가 별거냐?

영화를 즐긴다면 그걸로 충분!

사람들에게 취미를 물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뭘까?


다른 건 몰라도 '책 보기' '음악 듣기''영화보기'는 분명 상위권에 랭크될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영화보기를 즐기고 친숙하게 느낀다. 인구 대비 한국의 영화시장이 큰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특히 열정적인 분들은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도 아끼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진짜 영화보기가 취미세요?'라고 깊게 물어보면 대답을 머뭇거리며 한 발 뒤로 물러나는 분들이 많다. 


분명 영화를 보기는 하는데 자주 영화관에 가거나 보는 것 같지는 않고, 흥행한 영화만 챙겨본 것 같고, 영화 말고 더 즐기는 일이 있으니 주저하게 되는 거다. 특히 영화배우에 대해 줄줄 외우고, 수 십 년 전 영화를 줄줄 꿰는 지인을 보거나  영화제에서 극찬받은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경우, 그런 마음이 더 커진다. 


리뷰를 찾아보면 온통 칭찬 일색인데 난 재미가 없다.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배우라는데 난 처음 본다. 오마쥬라는 데 전혀 모르겠다. 그럼 "그래, 저 정도는 돼야 영화를 취미라고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당신이 영화를 보고 일상에서 한 번이라도 벗어난 적이 있고, 힘들 때 영화를 한 번이라도 찾았다면, 제일 첫 번째는 아니더라도 '영화보기'는 이미 충분한 당신의 취미 중 하나이다. 

'1등 제일주의'의 교육을 받은 우리는 취미도 남들보다 뛰어나고, 적어도 남들 만큼은 알아야 일순위에 둘 수 있다는 강박이 있다. 하지만 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다. 그러니 즐겼다면 무엇이든 취미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만약 '영화 보기'를 제일 앞서는 취미로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답은 그냥 즐기면 된다. 시간이 남을 때 떠오르면 보고 아니면 말고, 맞지 않는 영화라면 보다가 중간에 꺼도 좋다. 만약 당신에게 '영화보기'가 딱 어울리는 취미라면 그러는 사이 따로 뭔가 하지 않아도 '영화보기'는 당신의 많은 취미 중 가장 위에 놓여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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