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무사히 쓰는 법

긴 호흡의 일

by 정주구

책을 무사히 쓰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책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도 저에게 책을 써달라고 제의를 한 사람은 없는데 말이죠. 그래도 목표를 가질 수는 있으니까요. 책을 쓰고 싶습니다. 출간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이긴 합니다만, 그저 글이 아닌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욕구도 목표의 한 곳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쓰는 것은 긴-호흡의 일입니다. 매사 끝맺음이 시원찮은 저에게 있어서 긴-호흡의 일은 호흡곤란을 일으키곤 합니다. 숨은 잔뜩 마셨는데 내뱉은 숨에 히마리가 없기 때문이에요. 의지에 가득 찼던 들숨이 머쓱할 정도로, 날숨은 흐릿한 안개만을 남긴 채 삽시간에 흩어져 버립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날숨까지 만전을 기하고 싶어요.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잘하고 싶지만 일단 이야기 끝에 마침표까지 찍어야 잘잘못을 따질 수 있겠지요. 부담은 끝내, 일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지만 그런 류의 되새김질은 또다시 희미한 날숨을 만드는 것에 일조할 뿐인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깐깐한 사람들 데리고 여행하는 법>의 이야기를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숨은 충분히 마신 것 같고 이제 천천히 내뱉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 숨이 어떤 형태로 세상에 나올지 모르겠지만, 제 안에서 나와야 할 것들이 모두들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숨의 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은 책의 마침표가 되겠지요. 무사히 마침표를 보고 싶습니다.




호흡 준비 _ 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