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비가 내렸다.
기상예보에서는 어제부터 시작된 비가 오늘을 거쳐 내일까지 꽤 많은 비가 이어진다고 한다. 금주 주말에 꽃놀이를 계획해 놓았던 사람들은 적잖이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고 그런 사람들 속에서 나는 비소식을 반겼다. 누군가는 음침하다 손가락질할 수 있지만, 상식 밖의 일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봄 비를 기다리는 것쯤은 그리 어두운 마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봄이 떨어지고, 떨어진 꽃과 봉우리들을 자양분 삼아 얼른 초록이 피어나기를 바란다. 이번 봄의 벚꽃이 유난히 희었던 것처럼 이번 초록은 유난히 녹색을 띠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