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hn Mun Jun 10. 2023

드디어 발표된 애플의 VR

APPLE Vision Pro (공간 컴퓨터 시대를 선언)

애플이 이번 WWDC 2023에서 드디어 VR기기를 발표했습니다. 제품은 Vision Pro, 출시는 24년 초, 가격은 3,499달러(?!)입니다. 국내에 출시가 된다면 거의 5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마어마하고 애플스러운 가격입니다. 


우선 비전프로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 이익에 큰 영향을 줄만한 제품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애플이 제시한 '공간 컴퓨팅'이라는 개념은 앞으로 애플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어 짚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VR제품 출시는 애플이 최초가 아닙니다. 메타를 위주로 한 다른 테크 기업들이 먼저 선보인 제품입니다. 그러나 애플은 애플답게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더불어 VR을 공간컴퓨팅이라고 명명하며, 컴퓨터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는 모습입니다. 기존 공간 위에 아이콘을 띄우는 Mixed Reality를 강조했는데, 오프라인 세상과의 연결을 놓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이종욱 님께서 정리해 주신 애플의 차별화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항상 수고해 주시는 애널리스트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애플의 완성도 : ① M2칩과 R1칩


비전프로에 애플 자체 CPU인 M2칩을 사용했고, VR 전용칩으로 새로 개발한 R1칩을 사용했습니다. M2, R1모두 범용적으로 구할 수 없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칩으로 타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적 장벽을 구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면 애플은 반도체 펩리스 리딩 업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플의 완성도 : ② 디스플레이


소니가 제작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습니다. 4K급 해상도를 구현하며 범용제품이 아닌 비전프로용 디스플레이를 제작했습니다. 또한 비전프로 외부에는 내부의 표정을 디스플레이에 구현해 주는 '아이사이트(Eyesight)'란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가 투명하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내부의 표정을 외부로 재송출하는 기술입니다. 애플스러운 기술입니다. 



애플의 완성도 : ③ 세상과의 연결


디지털 크라운으로 오프라인과 VR세계의 몰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아날로그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주변 사람이 다가오면 자동 인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는데,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애플의 철학이 담긴 기술입니다. 



아직은 한계점도 뚜렷


일단 가격입니다. 애플스럽게 비싼 가격은 소비자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제품입니다. 다만 컴퓨터라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합리적(?) 일 수도 있는 가격입니다. 제품 스펙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맥북과 같은 역할을 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비싸긴 비쌉니다.


콘텐츠의 부족입니다. 아직 방향성만 있을 뿐 제품의 활용도 측면에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생동감 있는 화상통화는 큰 장점이지만 킬러콘텐츠가 되기엔 어딘가 부족하고, 대화면 모니터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입니다. 강력한 콘텐츠가 필요해 보입니다. 


디자인의 한계입니다. 오프라인의 연결을 강조한 제품이지만 VR을 쓰고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머리의 절반을 가려야 하는 둔탁함, 무게는 사용자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보이게 합니다. 이는 디자인의 한계라기보단 기술적 한계로 생각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애플 할 것


24년 초에 출시가 된다면 분명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애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후기가 쌓이고, 콘텐츠가 증가해 가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해 봅니다. 단순히 출시만으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기대할 순 없겠지만, 향후 애플이 이끌어가는 생태계는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