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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혁 Jan 27. 2019

개고생 1화. 개고생은 그만합시다.

개고생을 피하기 위한, (개)인을 위한 최(고)의 (생)산성 이야기.



나는 생산성 덕후다.

에버노트로 시작해서 wunderlist, todoist, any.do, 구글 tasks, 마이크로소프트 to-do 등 많은 생산성 앱을 사용해봤으며 유료 구매를 자주 하는 편이다. 현재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things3의 경우 아이폰, 아이패드, 맥용을 모두 구입해(총 약 $80, 한국돈으로 약 9만원) 사용하고 있다. 평소에 술 안 먹고 담배를 안 피우는 대신, 내가 유일하게 아내의 허락을 받고 돈을 펑펑 쓰는 분야이기도 하다(아내 왈: 술 먹는데 돈 안 써서 좋아했는데 의외의 복병이 숨어있었다고...)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는 Things3의 가격. 개인용 생산성 앱임에도 가격이 후덜덜하다. 출처: culturecode 웹사이트


처음 생산성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작은 프랭클린 플래너였다. 아마 수능을 준비하던 고3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아버지가 쓰시던 플래너를 보고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었다. 뭔가 어른의 향기(?)가 났었달까. 왠지 들고 다니면 지적인 향기가 날 것 같은(실상은 쉬는 시간에 축구하고 흘린 땀내..) 혼자 멋대로의 상상도 했었다. 이처럼 나는 생산성 덕후(정확히 생산성 서비스 덕후)였다.

나를 처음 생산성의 세계로 끌어들인 프랭클린 플래너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야, 바보야.

그러나 생산성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기대만큼 비약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1주일 뒤엔 구석에 처박아버리거나 스마트폰에서 지워버리는 ‘용두사미’의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럴 때마다 ‘음, 앱이 구려. 이런 기능이 없네’라며 서비스의 단점을 탓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확히 나한테 있었다. 나는 생산적이지 않은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루를 생산적으로 살지, 무엇이 생산적인 건지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냥 맹목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서비스의 단점만 눈에 들어왔었다.


그렇게 여러 번 서비스를 바꾸다 보니 문뜩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서비스를 바꿔야 하지? 과연 서비스의 문제일까” 그리고 한 가지를 깨달았다. 생산성 서비스는 생산적인 사람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지, 생산성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솔루션이 아니었다.


장인은 도구탓을 하지 않는다.


개고생을 (개)인을 위한 최(고)의 (생)산성으로 바꾸기 위해

그래서 그때부터 생산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생산성의 정의와 필요한 이유부터 다시 시작했다. 어떻게 생산성을 올릴 수 있을지 서비스보다 방법을 고민하고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을 거쳐 나름의 방법을 찾아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느낀 것은 두 가지였다.


1. 왜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는 온라인이든 책이든 대부분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일까?

2. 정말 생산성에 대한 이 두꺼운 책을 실행할 수 있을까?


이는 아마도 생산성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주하게 될 문제였다. 특히 2번은 나에게 많은 좌절감을 안겨주었듯 생산성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리기 위해, 내가 얻게 된 생산성에 대한 경험을 몇 회에 걸쳐 브런치를 통해 공유하려고 한다. 우리의 생산성을 항한 개고생이 개개인을 위한 최고의 생산성으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분명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 생산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

다음화에서 생산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이야기하려 한다. 적합한 방법을 찾기 전에 방향을 먼저 살펴보는 시간이다. 과연 현시대에서 우리는 생산성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지를 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주제를 보면 긴 내용이 될 것 같지만 의외로 짧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누구에겐 진짜 별거 없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시간도 좀 잡아먹는 작업이 될 수도 있다(네, 밑밥 까는 중입니다) 하지만 혼자 생산성을 고민하던 과거의 나처럼, 생산성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내 조그마한 경험과 나름의 깨달음이 누군가의 개고생을 [개인을 위한 최고의 생산성]으로 바꾸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가 더 의미 있기 위해, 과연 생산성이 무엇인지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은 과연 생산적인지까지 생각해보시면 더 좋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은 여러분의 생각과 고민을 거들뿐, 역시 100%의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


나는 여러분의 왼손이다. 그저 거둘뿐.


다음 주, 한파와 미세먼지가 예고되어 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시간을 맞이하시길(미세먼지 얕보다가 훗날 비 오는 날 먼지 나듯 건강을 털릴 수 있다. 마스크는 꼭 착용!) 그리고 오늘도 개고생을 덜 하는 하루가 되시길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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