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자음 가운데 가장 마법 같은 글자를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ㅋ’를 고르겠다.
요즘 우리는 대부분의 감정을 문자로 주고받는다.
표정도 목소리도 없이, 오직 글자만으로.
그럴 때 ‘ㅋ’는 묘한 힘을 가진다.
무겁게 떨어질 말끝을 가볍게 풀어주고,
진심을 꺼내기 망설여지는 순간에도
대화를 이어가게 만든다.
하나면 무심한 웃음,
두 개면 익숙한 장난기,
여러 개가 붙으면 마치 모든 걸 넘겨버리는 여유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웃음이 꼭 웃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걸.
누군가는 진짜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슬픔의 끝자락에 ‘ㅋ’를 하나 붙이기도 한다.
‘ㅋㅋ 괜찮아’라고 쓰고,
그 안에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아’를 숨긴다.
‘ㅋ’는 웃음보다는 여백에 가까운 기호다.
감정을 담기보다는,
감정을 흘려보내는 방식에 가깝다.
모음 중에서도 그런 힘을 가진 글자가 있다.
‘ㅠ’다.
‘ㅠ’는 흔히 슬픔이나 공감을 표현하는 기호지만,
그 또한 언제나 진심이 담긴 건 아니다.
적당히 미안한 척,
그저 공감하는 척,
마음을 깊이 들이지 않아도
‘ㅠㅠ’ 몇 개면 충분히 그럴듯해 보인다.
그렇게 ‘ㅋ’와 ‘ㅠ’는
감정을 덜어내거나 덧칠하는 데 사용된다.
진짜보다 조금 연한 마음,
혹은 너무 솔직하지 않은 말들을 완성하는 장치.
나 역시 오늘도 말끝에
‘ㅋ’를 하나 붙이고,
때로는 ‘ㅠ’도 곁들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는 사실 브런치의 구독자와 라이킷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ㅋㅋㅋㅋ 진짜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