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남자학
직장생활을 오랜만에 하다 보니 (잊고 살았던) 같이 사는 남자의 장점이 부각되거나 재발견되는 순간들이 있다.
결혼생활 10년 이상 지나고, 서로가 익숙해진 시간속에 공존하는 가운데 이러한 순간들 또한 신기한 경험이라 !재미로! 적어본다.
물론 모든 동전에는 양면이 존재하여, 그 이면도 설명해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스타일
지적인 남자
지적인 남자란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남자를 뜻한다. 같은 사물, 현상, 경험을 해도 색다른 시각이나 의견을 들으면 흥미진진하다.
동전의 이면: 내가 대충 말하거나 잘못 말하면 폭풍 clarify, 지적질 쓰나미가 밀려온다. 아. 피곤하다…
의사소통을 잘하는 남자
지적인 남자와 교집합이 있는 장점이다. 이야기를 잘 나눈다는 것은 자기 속의 감정과 느낌을 충분히 표현할 줄 알고, 상대방의 의견도 잘 듣고 반응해준다는 얘기일 것이다. active listening!! 의사소통이 잘된다는 인상을 받을 땐 내가 존경,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동전의 이면: 무지 수다스럽다… 극도로 피곤한 날엔 함구령을 내려야할 때도. 영어 유치원 다니는 딸아이도 같은 걸 느꼈는지, 가끔 그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Daddy, stop talking!”
내 꿈/직업 을 존중해주는 남자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는 일에 대해서 정서적인 지원을 해준다. 경제적인 부분 이외에 항상 응원해줬던 것 같다. (경제적인 부분도 해줬으면 좋겠다. ㅋ) 집안일, 육아가 다소 뒤로 밀려도 100%는 아니지만 이해하려고 한다.
동전의 이면: 너무 지원해준 나머지? “나 전업주부 하면 잘할것 같다”는 멘트를 남기는 등 “나만 믿고 따라와” 같은 든든함, 듬직함이 살짝 아쉽다. 다만, 전업주부 맡겨놓으면 진짜 잘할 것 같다…
shy한 남자
굳이 labeling을 하자면 <준수한 초식남> 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사람 좋아하고, 여기저기 잘 어울리고, 술자리 좋아하고, 관계를 manipulate하며 노련해 보이기보다 약간은 숫기 없는 모습은 나에게 (순전히 개취일수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문어발식으로 넓히기보다는 조용히 가까운 관계를 돌보는 모습이 더 자상해보였던 것 같다.
동전의 이면: 나서야 하는 인생의 결단의 순간들에도 뒤로 슬쩍슬쩍 빠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간관계가 좁다. 심지어 본인의 베프와의 만남을 어느새 내가 주선하고 있더라…
커리어상으로나 삶의 지혜, 물리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길드가 없다. 고로, 나에게 의존한다…
주저리주저리
또 추가로 생각나면 더해보기로. ^-^;;
2021.10.29. 씀
2021.11.24. 수정
2023.05.20. 한번 더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