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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추구권 Apr 27. 2022

직장에서 존버 하는 법

feat. 유미의 세포들 응큼사우르스

(그림 출처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내 안에는 야마사우르스가 산다


모든 마음이나 감정을 “세포”로 재치있게 표현된 이동건 작가의 웹툰이자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을 보면 여주 유미의 은밀한 욕구는 “응큼 세포”로 표현된다. 반면 남주 웅이의 동일한 욕구는 세포 단위가 아닌 폭주하는 티라노사우르스 로 표현되어 “응큼 사우르스”로 그려진다.


나 또한 남들에게 세포로 존재하는 화딱지(aka 야마)가 세포단이 아닌 사우르스단으로 존재한다.


내가 붙여준 이름은 이를 응용하여,

야.마.사.우.르.스.


배우자나 친구처럼 카운터파트를 내 의지대로 내가 선택할 수 없고 업무상 잦은 이해 관계의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직장 안에서 난 남들보다 존버하기 무척 힘든 캐릭터이다.

(나이가 들어 많이 나아졌음 에도 남들보다 tolerance level이 낮아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나름 연구하여 직장생활 15년을 통해 체득한 나만의 <존버하는 법> 을 공유하고자 한다.


직접 경험 : 부정적인 경험을 많이해둔다


교집합이 존재하는 언행들이지만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자면

권위로 짓누르기, 정치적 뒷공작, 음해, 성비하, 성추행, 꼰대짓, 가스라이팅, 차별, 이중잣대, 비합리적 합리화, 언어 폭력, 시대를 역행하는 문화, 개인사를 직장동료들에게 투사 등등 부정적인 경험을 수시로 미리 많이 당해둔다.(아주 그냥 씨니컬하기 그지 없네)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상황을 당해 놓으면, 그 다음 직장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닥친다해도 “까이꺼!”라고 대응하는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효과 지속시간 : 응어리가 많고 클수록 효과 지속시간이 꽤 길다


간접 경험 : 나보다 힘든 상황에 놓인 지인들을 자주 만난다


자녀들이 극기훈련, 해외 선교, 오지 봉사 등을 하고오면 본인이 가진 것에 다한 감사한 마음을 일깨워 엄마아빠 말을 잘듣기 시작한다고 한다. content라는 마음가짐을 갖게된 것.


같은 논리로 나보다 어렵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지인들과 얘기하다보면 나의 현실은 (지극히 상대적이지만) 유복한 편이고 내게 주어진 여건들이 결코 나쁘지 않음을 일깨우게된다.

+덧. “직장내 괴롭힘” 을 검색창에 검색해보면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 가 무슨 의미인지, 내가 엄살 부리는거였구나 하는 걸 (안타깝게도) 느끼게해주는 수많은 사례들과 마주한다.


효과 지속시간 : 이러한 만남/사례들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지 않는 이상 효과가 짧다. 이들중 분명 여운이 남는 말과 사건이 있다면 효과가 길어질 수 있다. 그러나 주의! 감사한 마음들을 증발시키는 사건들이 금방 사내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면 휘발된다.


목표 퇴사일 설정해둔다


직장생활 1년이 지난 시점, 퇴직급여 지급일, 성과급 지급일, 조직개편 전날 등등 목표 퇴사일을 단기적인 호흡으로 설정해둔다. 설정해둔 날이 도달하면 의외로 그날에는 나의 멘탈이 건강해지거나 외부에 긍정적인 변수가 생기게되어 잘 넘어가게 된다. 금융용어로 표현하자면 퇴사일을 roll-over롤오버하는 것이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되고, 시간은 흐른다. 극한의 순간까지 왔을 때에는 달력에 D-몇일 적어두면서 하루하루를 넘어가는 것을 눈으로 살피면 이너피스inner-peace가 온다.


이번 회사에서 새로이 탑재한 멘탈관리법인데 놀랍게도 미국 처세 전문가가 추천해준 방법이기도 하다. 크하.

https://www.instagram.com/p/CcNH0-5Jt1S/?igshid=YmMyMTA2M2Y=


효과 지속시간 : 내 안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은 의외로 효과 지속시간이 제일 긴 것 같다.


“나의 아저씨”들에게 지혜를 구한다


아이유와 이선균이 출연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인생 드라마로 꼽은 사람들이 많은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도 3명의 나의 아저씨를 만났다. 나의 “나의 아저씨”들은 이성적인 감정 보다 같이 사는 남자가 줄 수 없는 지혜를 나눠주는, 정신적인 의지가 되는 분들이다.


내가 섬기는? 나의 아저씨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1) 실무형 리더, 뒷짐지고 관리하는 스타일 아님

2) 고학력의 능력자

무엇보다 3) 남의 말을 새겨들어주는 listening 능력

4)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인간적인 따뜻함

을 지닌 분들이다. 사실 사람 마음이 다 똑같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나 말고도 그들을 의지하는 집단팬층이 두둑히 형성되어 있다.


효과 지속시간 : 상당히 길다. 그리고 여운이 오래토록 남는다.

이분들께서는 지혜를 혹은 해답을 내려주시곤 하는데 나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현재 상황을 헤아리고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나를 통찰하게 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보다 더 능동적으로 찾게된다.


last but not least 뒷담화!!해서 속시원하게 푼다


제일 없어 보이지만 허나 인간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즉각적인 위안이 되는 건 역시 폭풍 뒷담화다.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자 클래식한 방법이라고나 할까?


가장 속 시원한건 뒷담화 대상을 아는 사람과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상대들과 @&)$+}^}%£\¥£]>{^€~+? 를 나누는 것. (다만 주의사항은 함께 뒷담화를 나눈 지인이 배신의 도구나 개인적인 명분으로 악용할 수 있으니 참고)


효과 지속시간 : 짧다. 하지만 효과는 즉각적이다. 습도높은 여름날 시원한 맥주 첫잔 같은. ㅋ




2022.01.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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