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어떤 날
밀크티를 좋아한다. 올 가을에는 영국식 밀크티에 빠져서 매일 마시고 있다. 만드는 방법은 뜨거운 물에 홍차를 3분정도 우리고 마지막에 우유를 살짝.(여기에 설탕을 조금 넣기도 하고 취향껏) 우유를 데우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다. 나는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를 바로 넣는데, 뜨거운 홍차에 차가운 우유를 적당히 넣으면 지금 바로 마시기 좋은 온도가 된다. 내가 영국식밀크티를 마시게 된 건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 때문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밀크티 레시피를 공개했는데 매우 간편해 보여서 따라해본게 시작.
겨울에는 우유를 끓이고 꿀을 넣는 달고 진한 로열 밀크티를 주로 마신다.(이건 아마도 일본식) 그리고 여름에는 태국식 ‘차이티라떼’를 즐겨마신다. 주요 재료가 없어 태국과 같은 맛을 낼순 없지만 우유에 우려내도 여전히 진한 주황색인 색상만 즐기고 있다.
태국식 차이티라떼는 치앙마이 여행 중에 푹 빠져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셨던 기억이 있다. 낯선 땅에 혼자 도착해 동네 사람들이 아침을 먹는 모습에 이끌려 들어간 작은 식당의 단촐한 메뉴판. 식사와 탄산수 그리고 차이티 라떼. 덮밥을 하나 시키고 호기심에 주문한 차이티라떼는 불량식품같은 주황색 음료였다. 먹어도 될까?조심스레 한모금 마셨는데 보기완 달리 생각보다 담백한 맛에 달달하고 시원했다. 그 후에 다른 곳에서도 차이티라떼를 마셨지만 처음 맛 보았던 지도에도 없는 작은 식당의 차이티라떼가 나의 기준이 된 후였다. 매일 아침 줄기차게 같은 식당에 가서 덮밥을 먹고 할머니 집에 있을 것 같은 소박한 컵에 내어주는 차이티라떼를 마셨던 기억.
더운 여름날 여행의 추억으로 즐기는 차이티라떼,
그리고 가본 적 없는 영국의 한 락스타를 생각하며 쌀쌀해진 가을 날
마시는 밀크티.
밀크티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밀크티에 얽힌 추억도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홍차에 우유를 넣는 밀크티는 나라마다 즐기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서 흥미롭다.
언제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