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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헤미안 Lyn Jul 03. 2020

내 몸을 바꾼 점심 도시락

망가진 몸을 개선하고픈 그대에게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은 지 어느덧 한 달이 훌쩍 넘었다. 복직을 하면서부터 줄곧 회사에 도시락을 갖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다. 


1. 쾌적하고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다.

1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와 양치질을 마치는 데는 최소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나마도 식당 줄이 길어지거나 업무로 인해 늦게 이동한 경우에는 남는 시간이 거의 없다. 게다가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식당까지 걸어갔다 오면 온몸에 가득 담은 열기로 인해 쉽게 지친다. 물론 비 오는 날도 무척이나 번거롭다.  


반면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게 되면 식후 차 한잔까지 여유로이 마셔도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는다. 덕분에 구석진 회의실에서 잠시 낮잠을 자거나 웹서핑을 하는 등 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나 점심시간에 20~30분 정도의 쪽잠만 자도 오후 시간을 훨씬 쾌적하게 보낼 수 있어 자주 활용하고 있다.   


2.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내 속도로 먹을 수 있다.

식당 음식도 영양사가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구성한 식단이지만 대중의 입맛에 맞춰 대량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다량의 조미료가 가미되고 맛이 강한 음식을 만들 수밖에 없다. 특히나 제조공장이 있는 회사라면 현장에서 땀 흘리는 분들을 배려해 음식의 간이 더욱 강해진다. 때문에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늘 물을 많이 들이키게 된다. 게다가 우리 팀의 평균 식사시간이 10분 내외로 짧아 그 속도를 따라가려면 늘 바빴고 식사 후에는 항상 속이 더부룩했다. 


반면 도시락에는 내가 원하는 식자재와 조리방법을 고를 수 있다. 달고 짠 양념 대신 덜 자극적인 조미로 내 입맛에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자재도 훨씬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구성할 수 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수년간의 회사생활에도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팀원들의 빠른 식사속도에 맞출 필요 없이 내 속도로 천천히 꼭꼭 씹어먹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이상 소화불량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지방 섭취를 위해 올리브유를 가득 뿌려 먹는다>


귀차니즘이 강한 나는 그동안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일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무료로 배식하는 데다 아침과 저녁까지도 각 단돈 500원에 먹을 수 있었기에 회사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내게는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이었다. 하지만 몸이 심하게 아프고 나자 일상 속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은 세 끼 식사를 좋은 음식으로 올바르게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휴직하는 동안 집에서 건강한 집밥을 먹으며 기운을 차렸던 나는 복직 후 다시금 흐트러진 식생활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최근 식단 조절로 몸이 좋아진 동생의 추천으로 나는 키토제닉 식이요법을 시작하기로 했다.

*키토제닉 
: 저탄고지 식이요법과 유사하게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고 좋은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여 대사의 에너지원을 기존 탄수화물(포도당)에서 지방(케톤)으로 변화시키는 식이요법


여러 매체에서 한동안 저탄고지, 키토제닉 등을 광고했고 다양한 관련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나는 그 또한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로 치부한 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동생으로부터 그 효과를 직접 보고 듣게 되자 나도 한번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약 6주간 시행한 키토제닉 식단관리의 효과는 단연 기대 이상이다. 


1. 몸이 가볍다.

탄수화물을 극소량으로 섭취하다 보니 식사를 배불리 하고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게다가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을 때 나오던 잦은 방귀도 줄어 사무실에서 애써 가스 배출을 참아야 한다거나 속이 꾸륵꾸륵하는 불편함을 감내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신선채소와 좋은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다 보니 체감적으로도 몸이 한결 가벼운 느낌을 확실히 받게 된다.


2. 피부가 좋아진다.

이제껏 여드름과 뾰루지를 항상 지니고 있었던 나는 이제 거의 그러한 피부 트러블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 게다가 홍조가 심해 붉었던 피부톤이 한결 밝아져 메이크업의 색감이 얼굴에 잘 나타난다. 또한 얼굴뿐만 아니라 팔, 다리 등 신체 전반적으로 피부색이 밝아졌고 이전보다 확실히 얼굴 번들거림과 화장 무너짐이 덜해졌다. 


3. 다이어트가 된다.

동생의 경우 식단관리를 시작한 첫 주에 체중이 3kg이 빠졌고 세 달 동안 총 5kg이 줄었다. 나의 경우에는 첫 주에 1kg이 빠진 후 6주 정도를 시행한 현재까지 총 1.5kg 정도가 줄었다. 사람마다 체중감소 폭은 다르지만 식단 조절로 체중이 감소하는 것만은 명확한 사실이다. 물론 처음에는 수분이 빠져나가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지만 이후 신체가 지방을 연소하는 대사로 바뀜에 따라 체지방이 주로 쌓이는 부위 위주로 바디가 조금씩 슬림해진다. 


4. 정신이 맑아진다.

보통 식사를 하고 나면 식곤증이 오고 노곤해지는 반면, 키토제닉 식단은 그러한 영향이 확실히 덜하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출퇴근으로 몸은 피곤한 반면 정신은 한결 맑은 느낌이다.  


5. 생리주기가 돌아왔다.

1년간의 휴직 생활 중에도 생리주기가 40일 안으로 단축되지는 못했는데 식단 조절을 하면서 30일 주기를 맞게 되었다. 휴직할 때와 비교했을 때 최근 직장생활로 몸이 훨씬 더 피곤하다는 점, 복직 후 운동량이 전무하다는 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이전보다는 많이 받는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휴직 때와 비교해서 나아진 점은 식단 뿐이었다. 키토제닉 식단이 호르몬 균형을 바로잡아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진 여성의 증상을 눈에 띄게 개선시켰다는 논문도 있다.  


6. 식욕이 줄어 음식이 나를 더 이상 지배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가족, 지인들과 일반식을 먹는 데다 때때로 외식, 회식 등으로 식단관리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몸에 식단관리의 효과가 나타나자 자극적인 음식에 그다지 현혹되지 않는다. 즉, 식욕이 줄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가도 쉽게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는 등 음식의 중독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물론 이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까지 여러 부작용도 감내해야 했다. 일명 '키토플루'라고 불리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그것인데 대표적으로는 무기력함, 두통 및 몸살, 어지럼증, 변비 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식단 조절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초창기를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한다. 나의 경우 식단 조절을 하고서 3주 차 정도까지는 약한 두통과 몸살, 그리고 무기력함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몸이 비로소 적응한 느낌이 든다.  


<직장인 동생의 밀프렙: 주말에 일주일치 도시락을 한 번에 준비한다>






현재 우리 팀에는 11명 중 4명이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두 명은 다이어트를 위해, 한 명은 근육량 유지를 위해, 그리고 나는 몸의 체질개선을 위해 도시락을 갖고 다닌다. 다른 팀을 돌아봐도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이들은 모두 다이어트나 근량 유지, 체질 개선 등 신체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도 저녁이나 주말에는 가족과 일반식을 즐기지만 일상에서 가능한 내 몸에 좋은 식단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효과가 개인차는 있지만 분명히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포만감 가득한 고탄수화물 점심, 고칼로리의 회식, 퇴근 후 스트레스로 인한 야식과 폭식, 업무 중 끊임없는 당분 섭취 등으로 대부분의 직장인은 입사 후 체중이 대거 불어나고 몸의 여기저기에 염증이 생겨 아프기 마련이다. 사무실에서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고 퇴근 후에는 꾸준히 운동하는 삶을 살았던 나지만 체감하는 몸의 변화는 금번 도시락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키토제닉 식이요법이 그만큼 내게 효과적인 것인지 아니면 이제야 내가 식단 조절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현재 몸이 아프거나 몸을 개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소 귀찮더라도 도시락과 함께 출근해 보기를 적극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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