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된 내게 제일 와닿은 건 불안정함에 대한 불안이다.
결혼 14년 차.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 신랑, 중학생이 된 첫째 아이, 여전히 귀여운 5학년 둘째.
경제적으로 크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크게 속 썩이는 가족들도 없고 어찌 보면 참으로 안정적인 보통의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데 불안정함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감정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10대의 나는 친구들과 그저 즐거웠고
20대의 나는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란 열정이 가득했고
30대의 나는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40이 된 지금의 나는
십 대만큼 소소한 것들이 즐겁지 않고 이십 대만큼 인간관계가 폭발적으로 넓지 않으며 오히려 한정적인 관계만 지속하고 있으며 삼십 대의 나와 동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있으나 불안하다.
무엇에 기인한 불안일까?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여러 가지 분야에 관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나는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나는 택시기사라고.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다 나눌 수 있지만 깊은 대화를 할 만큼의 지식은 없다고.
(물론 택시기사님에 대한 비하는 절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생각해 보면 나는 욕심에 비래 해봤을 때 무엇인가 이룬 것이 없다.
이것이 지금 내 불안의 시발점이다.
나는 이중적이다.
MBTI로 따지자면 나는 완벽한 P이지만 일할 때는 J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는 F지만 주변 지인들의 고민에는 T의 관점에서 답변을 하곤 한다.
여행을 좋아하고 훌쩍 떠나고 싶어 하지만 어딘가에 소속된 안정적인 삶도 좋아한다.
요리도 좋아하고 집 꾸미는 데에 관심도 있지만 게을러서 지속적이지 못하다. 한동안 다양한 요리를 한참 만들고 계절이 바뀌었다는 핑계로 집 꾸미기에 열심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청소도 미루고 요리도 하지 않고 흐린 눈으로 외면한다. 어쩌면 이런 나의 성향 때문에 지금 나는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서 초조하고 불안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웨딩이라는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했으며 작은 사무실도 운영했었고 전혀 다른 사회복지 분야에서 2년 가까이 근무도 했다. 전업주부도 했으며 용기 내어 신랑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3주 동안 해외에서 살아봤다.
전혀 교집합이 없는 일들도 큰 관점에서 보면 이정아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브런치에 첫 글을 무엇을 쓸지 고민을 했었다.
누군가 브런치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한 가지 주제로 담기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고 아까 언급했듯이 깊은 지식도 없다.
나는 이것저것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게을러서 무엇인가 특별한 한 가지를 이루지 못한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나 같은 누군가도 있지 않을까?
이것저것 관심은 많아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뭔가 뚜렷하게 완성된 작품은 가지지 않은.
그렇지만 무엇인가 하고 있는... 그래서 뭔가의 경험들을 하나하나 쌓아 가고 있는...
앞으로 내가 쓸 그런 글들이
나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