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바루 안녕.
떠나는 날 아침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전날 밤 대부분의 짐을 정리해 두었고,
집 안에는 더 이상 급할 게 없었다.
둥이들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살짝 들떠 있었다.
가방 안에는 직접 만든 K-베이커리 마늘빵이 들어 있었다.
조호바루에 와서 몇 번 연습하며 만들었던 빵이다.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아이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그 장면은 유난히 또렷하게 남았다.
아이에게 만남은 늘 자연스럽다,
반면에 이별의 순간이 어른에게 먼저 와닿는다.
두 달이라는 시간은 달력으로 보면 짧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족이 함께 움직였다.
같이 먹고, 같이 걷고,
아이의 하루를 멀리서 보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일상에선 자주 흘려보내던 장면들이 여기서는 대부분 남았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루가 채워졌다.
이렇게 가까이 지낸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오랜만이었는지도 그제야 알게 됐다.
열쇠를 마지막으로 잠갔다.
돌아간다는 것
짐을 들고 집을 나서며
아쉬움이 먼저 올 줄 알았다.
막상 떠날 준비를 마치고 나니, 설렘도 함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익숙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 일상 속에서
이 두 달은 종종 꺼내 보는 기억이 될 것이다.
잘 지내고 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시간이었다.
영어 학원 말레이시아 친구들이 생각났는지
갑자기 슬퍼진 이현이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의 70일 여정은,
우리 가족에게
잠시 멈춰 서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남겼다.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렵다.
그래서 이 기억은
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