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무렵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는데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한국에서는 매년
찬바람 부는 겨울에 산타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35도의 더위 속에서 산타를 만났다.
산타 복장을 보고 있으니
계절 감각이 잠시 고장 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휴가 기간에는
시간에 가속이 붙는 것 같다.
여기서는 크리스마스만 특별한 날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 로컬 문화, 중국 문화, 인도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나라다.
그래서 1년 내내 크고 작은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그걸 가장 상징적으로 느낀 곳이 의외로 맥도날드였다.
귀국까지 약 2주를 남겨두고 나니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지금 안 보면 또 언제 보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조호바루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유라시아 대륙 최남단이라는
탄중피아이(Tanjung Piai) 도 가봤고,
하드락 카페에 들러 라이브 밴드 공연도 봤다.
아이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고,
우리는 그 모습을 멀찍이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인상 깊었던 건
승마 체험이었다.
아이들이 말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경험을 지근거리에서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싶었다.
돌아보면
특별히 거창한 걸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떠올렸을 때
“그래도 많이 보고 왔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은 움직였다.
아쉬움은 어차피 남겠지만,
그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돌아다닌 요즘이다.
뜨거운 날씨 속 산타를 보며 느낀 건 하나다.
여기서의 시간은 계절도, 속도도 다르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