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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갖고 공부하고 싶다면 IELTS(아이엘츠)!

아이엘츠(IELTS)는 어떤 시험인가? 왜 아이엘츠인가?

초급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중급에 돌입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정체기, 혹은 소위 말하는 ‘슬럼프’를 겪곤 합니다. 초급은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진짜 영어 잘 한다는 수준에 닿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모호한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하루만 진도를 놓쳐도 다음 수업을 이해하는 데에 애로가 생기거나 옆 사람과 차이가 확 벌어지는 초급과 달리 하루 공부 안 한다고 무슨 큰 표시가 나는 것도 아니니, 공부의 성실함도 시들해집니다. 뭔가 좀 알기는 아는 것 같으니 교재나 수업 등에 대해서도 괜히 까탈스러워지면서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라며 선뜻 뛰어들지 않는 핑계만 늘지요. 


당장 토익(TOEIC) 점수라도 제출할 필요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분명 영어를 잘 하고자 하는 욕구는 있으나 딱 잡아놓은 데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된 것도 아닌 초급은 아니나 자신 있는 중급도 아닌 애매한 단계에서 헤매신다면 아이엘츠(IELTS)를 제안해 봅니다.

IELTS는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의 약자로, 영국 영어권의 대표적인 영어 시험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ETS 가 미국 내 유학을 희망하는 비영어권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TOEFL이라면, IELTS는 영국문화원과 영국 Cambridge 대학, 그리고 호주 IDP 에듀케이션이 공동으로 비영어권 출신자들 대상의 유학 및 취업을 위한 영어 실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시험입니다. 취업/이민을 위한 General Training Module과 전문직 취업/유학을 위한 Academic Module로 나뉘어 있고, 활용 범위도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 영어권뿐 아니라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통용되는 등 토플(TOEFL)보다 광범위합니다. (국내에서만을 기준으로 하면 TOEFL 이 훨씬 더 지명도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히면 IELTS 의 지명도가 훨씬 더 높습니다. 아이비리그(IVY LEAGUE)를 포함한 미국 대학 다수도 IELTS 점수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엘츠(IELTS)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영어 실력을 반영하는 변별력이 매우 강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TOEFL 의 경우 Writing 이 PBT에서 CBT로 넘어가면서야 필수 반영되었고, 이후 iBT로 전환되면서 Speaking 이 드디어 포함되는 변천사를 겪었습니다만, IELTS는 애초부터 Writing과 Speaking 이 필수로 포함된 언어의 4개 영역의 종합 테스트로 시작하였습니다. 때문에 종합적인 영어 능력의 합리적 측정에 대한 연구와 경험 데이터 및 노하우가 매우 탄탄하게 깔려 있습니다.


Listening이나 Reading 에 있어서도 요령이나 단순히 기술적으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단편적인 문제들이 아닌, 실질적인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고득점을 기대할 수 없는 소위 ‘어려운’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Speaking이나 Writing 이 어렵지 Listening이나 Reading 은 그동안 대충 공부한 것으로도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학생들의 기대와 달리, 실제로 Listening이나 Reading 점수가 더 뛰어나게 잘 나오지 않고 오히려 이 두 부분 때문에 ‘망했다’는 소리도 종종 나옵니다. Speaking이나 Writing 이 쉽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만큼 있는 그대로의 진짜 Listening 및 Reading 실력을 적나라 드러낸다고 할 수 있지요. 


깡초보도 무조건 점수가 나온다는 식의 벼락치기 혹은 족집게 수업이 통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IELTS 의 특징입니다. 일정 수준의 기초가 없는 경우에 아예 직접적인 IELTS 대비 수업 자체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다수 IELTS 학원들의 기초반들의 교재나 수업 내용을 보면 본격적인 IELTS 문제 유형을 다루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반적인 영어 기초 수업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IELTS 전문 학원의 초급 Speaking 수업의 경우 Can you believe it?이라는 시리즈가 교재인데, 이 교재는 일반 영어 학원의 Speaking 수업에 잘 쓰이는 것으로, IELTS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IELTS는 일정 수준 이상이 아니면 당장 시험을 보라고도, 본격적인 IELTS 대비 학습에 뛰어들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일단 시험부터 보면서 시험 유형만 익혀도 점수가 나온다고 하는 모 시험과는 사뭇 다르지요? IELTS ‘족보’를 외우는 학생들도 많은데, 사실 똑같은 족보를 놓고 공부하고도 성적은 결국 각각의 실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어느 정도 정직하게 나옵니다. 똑같이 외웠으면 똑같이 점수가 나와야 하는데 왜 그럴까요? 외운 것을 도로 뱉어내는 것도 기본 실력이 어떠냐에 따라서 performance 가 다르기 때문이죠. 똑같이 외웠다지만 사실 Memory 의 Quality 도 기본 실력이 좌우합니다.


그저 즐겁게 영어를 꾸준히 공부해 나가는 것만큼 바람직한 것도 없겠지만, 뭔가 목표가 없어서 정체하는 것 같거나 본인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했는가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IELTS를 활용해 보세요. 또한 초급을 벗어나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는 경우에도 IELTS 공부가 자연스럽게 중고급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열정적인 어학연수생들이 현지의 느슨한 영어 수업 이상을 원할 때 선택하는 수업 중의 하나가 IELTS 반이기도 하지요. 


영어 수업에 동기 부여가 필요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그리 넉넉지 않은 데다가 너무 무겁지 않게 공부하고 싶은 분이라면 General Training Module을 권합니다. 장차 영어 실력을 기반으로 한 취업이나 유학을 염두에 두었거나 좀 더 장기적으로, 영어로 다양한 분야의 내용들을 심도 있게 접하고 싶은 분이라면 Academic Module 이 보다 적합합니다. 



General Training과 Academic 은 Reading과 Writing에서 내용이 다를 뿐, Listening과 Speaking 의 내용은 동일합니다. Academic Module 의 Reading 은 학술적인 상대적으로 보다 딱딱한 지문들이 등장하고, General Training Module 은 일상에서 접할 법한 광고문이나 안내서 같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읽기 좀 더 재미와 편안함이 있는 지문들이 나옵니다. 그러나 문제 유형 자체는 두 Module 이 거의 동일하지요. Writing 의 경우 Academic 은 그래프나 표 등을 묘사하는 문제와 어떤 주제에 대한 본인의 견해와 주장을 쓰는 문제가 나오고, General Training 은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편지글을 쓰는 것과 Academic과 유사하게 주제를 주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문제가 제시됩니다. 점수의 경우, 예를 들어 같은 6.0이라도 Academic 쪽이 좀 더 높은 점수로 인식되는 편입니다.


IELTS는 band 0에서 band 9 까지 0.5 단위로 측정되는 점수로 표시됩니다. 대개 영어권 국가 유학을 위해서는 Academic band로 최소 5.5 정도가 요구되며, 경쟁력 있는 대학들은 6.5~7.0 이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호주로의 기술 이민을 위한 요구 점수는 6.0입니다. 일반적인 점수 비교표에서 IELTS 6.0 은 대략 TOEIC 750 이상 또는 TOEFL iBT 95~97 정도로 나오는데, 보통 고득점으로 갈수록 IELTS 점수 따기가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특히나 Speaking이나 Writing 이 포함되지 않고, 그 변별력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TOEIC 점수의 경우, 이를 기반으로 상응하는 IELTS 점수를 쉽게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TOECI 900 점 이상인 학생들도 IELTS 6.0을 못 받아서 절절 매지요. TOEFL 의 경우에는 iBT로 넘어와서 어느 정도 격차가 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IELTS 에 비해서는 체감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제한된 시간 내에 기계(?)에 대고 말하는 TOEFL Speaking과 직접 시험관이 interview 하는 방식의 IELTS Speaking 의 방식 차이에 대한 개개인의 느낌 차가 큰 편입니다. 


앞으로의 영어 시험은 단순히 점수가 아닌 실질적인 영어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TOEIC이나 TOEFL 시험이 부단히 변신해 온 방향이 바로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지요. IELTS는 이미 그 의의를 충실히 갖추고 있었으나, 오랫동안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오다 최근에서야 서서히 영어 시험 시장의 성숙과 더불어 그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아직도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미래를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면 IELTS를 권합니다. 오래전 예기지만, 제가 TESOL을 수료하고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사람들이 태반이었는데 딱 3년 뒤부터 TESOL 붐이 불더군요. 사람들이 이제야 TESOL 이 뭐냐, 그것을 공부하자며 들썩일 때 이미 TESOL을 공부한 저로서는 남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IELTS 가 여러분에게 그러한 역할을 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IELTS 가 좀 더  각광받을 때에서야 부랴부랴 시작하면 이미 늦거나 남들과 같은 선에 머물 뿐입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band를 올리면서 때가 되었을 때 이미 앞서 있는 사람이 되세요. 


뭔가 영어는 계속 공부해야겠는데, 자꾸 정체하고 있다면, 어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IELTS를 통해 마음과 습관을 다져보세요. IELTS를 통해 제가 개인적으로는 더 선호하는 CFC, CAE, CPE 등 Cambridge 시험으로도 도약할 수 있고, 다져진 실력을 바탕으로 TOEFL과 같은 다른 시험들에도 더욱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진짜 영어 실력, IELTS를 통해 증명해 보는 것도 멋진 도전일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com




네이버 <박상효의 영어카페>에 2009년에 올린 글을 업데이트, 수정한 글입니다. 원글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cafe.naver.com/satcafe/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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