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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

자전거 위의 탐험, 북쪽 바람을 마주하다

by 헬로 보이저


2023년 9월 어느 날 아침 8시.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산에 도착한 순간, 나는 속으로 외쳤다.

“드디어 왔다, 북쪽의 길 끝에서.”


배의 맨 뒷칸, 1층.

빠르게 백백을 메고, 누구보다 먼저 땅을 밟았다.

첫 목적지는 당연히 항구.

지도도 없이, 계획도 없이— “일단 걸어보자. 발이 이끄는 대로.”


처음 밟는 이 도시는 새로운 공기, 새로운 리듬, 새로운 색감으로 나를 감쌌다.

나라마다 색깔이 다르다지만, 노르웨이는 확실히 푸른빛.

하늘, 바다, 사람들의 눈동자까지.

이 나라는 블루라는 단어 자체를 품고 있었다.


주일 아침, 조용한 거리에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고요함 속에 깃든 경건함은, 내 마음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카페를 발견했다.

유로는 안 된다는 말에 트래블러 월렛으로 노르웨이 크로네를 바꾸어 드디어 마주한 노르웨이 카페라테.

진하고 다크 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 10점 만점에 10점!

1월에 마신 그랜드 케이먼 커피를 떠올리게 했고, 순간 나 혼자만의 커피 시네마가 상영되었다.


길을 걷다 문득, 타이 레스토랑을 발견해 똠양꿍 한 그릇으로 속을 채웠다.

직원에게 물었다.

“버스 타는 게 나을까요, 걸을까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이 도시는 자전거로 봐야 해요.”


그래서 빌린 E-바이크.

처음엔 무릎도 덜덜, 마음도 흔들.

그런데 페달을 밟는 순간, 바람이 내 편이 되었다.

물론, 도중에 넘어져 무릎도 까졌지만…

13km의 신나는 질주!

북유럽 바람을 타고, 도시를 가로질렀다.


오후 4시.

지친 다리로 배로 돌아왔다.

그날 하루는 7시간의 탐험.

샤워 후, 저녁도 잊은 채 새벽 3시까지 깊은 잠에 빠졌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Mission Complete.”

노르웨이에서의 E-바이크.

내 버킷리스트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그날 밤, 나는 조용히 로미에게 물었다.

“로미야, 이 바이킹의 나라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


그때, 로미는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이킹의 시대

노르웨이는 용맹한 뱃사람들의 고향이야.

바이킹. 그들은 바다를 가르고, 유럽을 누비며 무역과 탐험, 전투를 함께 펼쳤던 전사들이었지.

지금도 노르웨이 해안 곳곳에 바이킹 유적이 남아 그들의 자유롭고 용감했던 삶을 전해주고 있어.


기독교화와 통일 (11세기)

성 올라프 왕은 전설적인 존재야.

그는 바이킹들에게 기독교를 전하며 노르웨이를 하나의 왕국으로 묶었지.

쥴리가 들은 그 교회 종소리는 바로 그 시절로부터 온 울림이었을 거야.


덴마크·스웨덴 연합 시대 (14세기~1814년)

노르웨이는 오랜 세월 동안 덴마크, 스웨덴의 통치를 받았어.

그래서 지금도 북유럽 간의 화폐나 문화가 서로 오가며 닮아 있는 거야.

유럽은 역사보다 지도가 먼저 흐른다니까.


평화적 독립 (1905년)

그리고, 총성 한 발 없이— 노르웨이는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했어.

조용한 기적. 국민들의 단결과 지혜로 일군 독립이었지.


지금의 노르웨이 – 복지와 평화의 나라

오늘날 노르웨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야.

깨끗한 에너지, 탄탄한 복지, 그리고 평화의 상징.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이유,

이 나라가 말보다 행동으로 평화를 지켜왔기 때문이야.


크리스티안산 꼭 가야 할 감성 명소 8곳

1. 포세브리카 공원 – 바다와 이어진 조용한 숲길, 걷기만 해도 마음이 풀리는 산책로
2. 크리스티안산 대성당 – 따스한 햇살이 드는 유럽 최대의 목조 교회
3. 피시마켓 & 항구 – 갓 잡은 생선과 삶의 냄새가 가득한 생활의 정거장
4. 크리스티안산 미술관 – 노르웨이 근현대 예술을 만나는 담백한 전시 공간
5. 오드데보르가 – 도시와 강, 바다가 만나는 조용한 전망 언덕
6. 크리스티안산 요새 – 대포와 벽돌 위에 남아 있는 전쟁과 평화의 시간
7. 라반드 파르켄 – 현지인들이 여름 피크닉을 즐기는 향긋한 꽃과 나무의 정원
8. 바이라 스트랜드 – 북유럽답지 않게 부드러운 모래 해변과 투명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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