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cean Light

Sea Day – 바다 위의 하루

그날, 우리는 하나의 파도 위에 있었다

by 헬로 보이저

해가 떠오르는 그 순간,
나는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들고 갑판에 섰다.
은은하게 퍼지는 핑크빛 하늘,
살랑이는 바람,
그 모든 것이 마치 나만을 위한 아침처럼 느껴졌다.

바다 위에서의 하루는 늘 특별하다.
달리는 것도, 도착하는 것도 없이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기는 것.
내 마음도 그렇게 여유롭게 흘러갔다.

저녁 식사 후, 하나둘 모여든 새로운 얼굴들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영국, 미국, 스웨덴, 아일랜드…
우리는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의 삶을 여행처럼 나누었다.

누군가는 가족 이야기,
누군가는 유럽의 첫인상,
누군가는 삶에서의 전환점을 이야기했고
나는 나의 긴 여정과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시작된 나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공간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이 교차하는 따뜻한 거실 같았다.

크루즈라는 공간은 참 묘하다.
같은 테이블, 같은 하루, 같은 바다를 공유하다 보면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고,
그 친구들이 결국 한 권의 여행책 속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그날 밤, 나는 조용히 선실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오늘은 내 여행 중 가장 따뜻한 하루였을지도 몰라.”

그리고 지금도…
나는 그들과 인스타그램으로 안부를 나눈다.
특히 영국의 Reneta.
한국에 왔을 때 함께 식사를 하고,
내가 하루 투어도 시켜줬지.
그날 우리는 숲이 있는 커피숍을 갔었고,
남산의 풍경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난다.

여행 중에 만난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서로를 그리워하고,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된다.

우정은 늘 그런 것 같다.
시간을 가르고, 거리를 넘어
바다 위에서도, 땅 위에서도,
마음 위에서 이어진다.

바다처럼 넓고, 햇살처럼 따뜻한 우리의 Sea Day.
그 하루는 기억의 한가운데에서
조용히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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