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할로윈의 밤과 우리의 걸음

어둠이 드리울 때, 우리는 왜 불빛을 켜는가

by 헬로 보이저

밤이 길어지는 10월 31일.
이 날은 단순히 유령 복장이 아닌, 오래되고 복잡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고대 켈트인들은 **Samhain**이라 불린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는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경계에서,
살아 있는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 사이 문이 얇아진다고 믿었다.
불을 피우고, 가면을 쓰고, 밤을 지키며 ‘보이지 않는 존재’와 마주하려 했다.
이후 기독교 문화 속에 들어가면서 ‘모든 성인의 날(All Saints’ Day)’의 전날이 되었다.

할로윈은 결국,
시간과 계절, 그리고 **죽음과 생명 사이의 경계에 선 축제**였다.


오늘날 할로윈을 즐길 때,
우리는 두 가지 감정을 함께 품는다.
하나는 즐거운 변장과 파티,
또 하나는 본래의 숨결 — 어둠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그 어둠은 실제가 되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의 참사는 즐거움 뒤에 숨은 **공간의 책임**과 **군중의 위험**을 남겼다.

우리는 그 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복장이 아니라,
**함께 있던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있었는가**를 기억해야 한다.

- **존중의 공간 만들기**
파티와 축제의 흥겨움 속에서도,
한 걸음 떨어져 주변을 살필 줄 아는 여유.

- **의미의 흔적 남기기**
호박 등불 하나에도 “나는 이 어둠 속에서도 불을 켠다”는 뜻을 담자.

- **안전과 쉼을 우선하기**
즐거움은 준비될 때 진짜 행복이 된다.

- **다음 날을 바라보기**
자정이 지난 뒤에도 마음이 평온하다면,
그 밤은 진짜 축제였다.



10월의 마지막 밤.
우리는 다시 불을 밝힌다.
화려한 복장 대신,
**기억과 존중으로 어둠을 건너는 불빛 하나.**
그게 진짜 할로윈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