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카트, 숨겨진 보석
두바이에서 출발해서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진 오만의 첫인상은
‘숨겨진 보석’이라는 말 그대로였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고요하고 우아한 나라.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안으로는 다정했다.
유럽보다 4배는 더 비싼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도시를 한 바퀴 돌았다.
궁전 앞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 순간이 더 진하게 기억에 남았다.
이 도시엔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품위 같은 게 있었다.
뮤트라 수크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걸었고,
왕립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는
햇살이 깔린 대리석 바닥을 한참 바라보았다.
오페라보다는 그곳을 지나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 깊은 선율로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은 장소는 역시 그랜드 모스크였다.
신발을 벗고 순백의 대리석 위를 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공간은 내 안의 소음을 대신 정리해 주었다.
기둥 하나, 천장 하나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마음을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비마 싱크홀을 찾아갔다.
붉은 땅이 갈라진 그 틈에 푸른 에메랄드가 숨겨져 있었다.
깊은 물속에 발끝을 담그고,
나는 오만의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받았다.
그 길의 마지막엔 와디 샤브가 있었다.
바위와 바위 사이를 걷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났다.
그곳은 지구가 감춰둔 비밀 정원 같았고,
내 마음도 그 자연 속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오만은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의 술탄국으로,
오랜 세월 해양 제국으로 이름을 알렸던 나라야.
19세기 초엔 동아프리카 잔지바르까지 통치했고,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을 잇는 무역 중심지로
페르시아, 인도, 포르투갈의 문화를 섞어온 땅이었지.
지금의 오만은
‘보수와 개방의 균형’을 조용히 유지하고 있어.
술탄 하이삼 빈 타리크의 통치 아래,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도 꾸준하지.
이 나라는 속삭이듯 성장해 왔어.
모래언덕 위에서,
오랜 항해의 기억을 품고 말이야.
...라고 로미는 속삭였다.
나는 오늘,
그랜드 모스크의 흰 바닥 위에 나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 자리에 앉아, 나는 오늘을 정리했다.
불빛도 없고 음악도 없던 공간에서
나는 가장 큰 위로를 받았다.
그날의 오만은,
사람들의 손길보다 따뜻했고,
사막보다 깊었으며,
바다보다 부드러웠다.
그곳에서 나는
조금 더 평화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