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평가는 그냥 시스템의 일부분이야.
"과장님, 고생한 거 아는데 우리 실적이 안 좋잖아? A는 안 돼. 작년에 A였잖아 그러니깐 과장님은 B야."
"부장님,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량 평가이고 모든 기준을 MEET 했는데요???"
"과장님 일 잘해. 인정해. 누구보다 손도 빠르고 맡기면 내가 걱정이 없어 과장님 없으면 안 돼. 고생한 거 알아 근데 까칠해. 싫은 게 얼굴에 표가 나. 가끔씩 같이 일할 때 내가 불편해 그러니깐 과장님은 B야"
워딩도 워딩이었지만 이런 말을 전달하던 그녀의 태도...하
이 것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성과를 내었던 나의 6개월에 대한 부장님의 인사 평가였다.
너무 화가 나 목소리가 떨렸고, 흔히 말하면 머리 뚜껑이 열려 부장님께 해서는 안 될 말을 할뻔하여 바로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나의 인사평가 결과가 B인 게 열받은 것이 아닌, 부장님의 태도였다. 부장님의 태도와 그 말 한마디 한 마디.
- 일은 잘한대. 나 없으면 안 된대. 근데 까칠해서, 불편해서 B라고?????????
- 작년에 A였으니깐 올해는 B야?????????
-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는 그녀의 태도는 대체 뭐야?? 성과가 아니라 내 성격이 문제라는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지 같은 이유가 다 있어???? 미친 거 아니야???
그렇게 나는 부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인사평가에 대한 부장님 태도에 대한 불편함, 무엇보다 당신의 그 얼토당토한 의견에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마지막 예의를 갖추어 성과에 대한 모든 자료를 전송 했다.
바로 부장의 회신은, '과장님 인사평가는 A야. A로 인사팀에 제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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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는 모든 직장인이라면 알고 있을 인사평가 설정.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회사는 반기별 업무 성과 측정을 위해,
인사평가 항목을 설정하고, 항목별 기준을 정성 또는 정량으로 설정한다. 후에 항목별 가중치로 최종 점수를 환산하게 된다. (더이상 설명 못하겠네. 회사원이면 모두 다 이해할 것으로 생각하고 패스)
인사평가 설정시, 이미 부장과의 이슈는 예견한 바다.
"오빠 부장이 어쩔 생각일까? 지금 이데로라면 나 무조건 A야. 정량이 90%야. 아무리 첫 번째가 D여도 다른게 S면 나는 무조건 A인데, 나중에 부장은 날 어찌 설득할까?"
"니네 부장이 무식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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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이미 A였다. 왜? 평가항목 기준을 정량으로 설정 했고, 모든 항목별 수치를 적었다.
부장은 그렇게 기재해야 추후 본인이 평가하기 편하다고 했다.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팠다) 때문에 그 수치만 만족한다면 나의 성과는 A였다.
그럼 S도 아닌 왜 A냐?
미친 부장이 연초에 매출액을 20억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판매 채널도 없고, 영업 사원도 없는데 그냥 무턱대고 자기는 20억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며 영업부가 아닌 나의 KPI 설정에도 매출액을 기어코 잡아 놨었다.
매출액 항목에서 D여도, 다른 항목이 정량이었으로 수치상 모두 성과 달성 초과로 S로 기록되었고 따라서 나는 '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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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 중 최종 인사평가 결과를 받았다.
최종 인사평가 결과는 'B'
그렇게 신혼 여행 중, 호텔 1층에서 공용 컴퓨터로 이의제기 신청을 했다.
신혼 여행 중에 인사평가 이의신청 하는 사람 또 있을까?^^
부장에게 전달했던 모든 성과 자료와 함께 인사팀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 신청을 했다.
부당한 인사평가에 대해서.
인사평가 시스템 문제에 대해서.
바뀌지 않을 결과를 알면서도,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져 파장을 일으키고 싶었다.
당신의 그 얼토당토한 불공정한 평가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세상이 변했어 정신차려'라고 한 마디 하고 싶었다.
그렇게 긴 게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