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팀원에게 소리칠 권리 따위 없습니다.

팀원은 팀장의 감정까지 받아 줄 생각이 없습니다.

by JULIE

모든 회사가 그렇듯이 필자의 팀도 매주 수요일 생산성, 효율성이라고는 제로인 주간회의를 한다.


사건은 그 매주 똑같이 진행되던,

특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주간회의에서 발생했다.


"과제는 현재까지 45개가 취합되었습니다. 별다른 이슈가 발생될 것 같지 않으나 이슈 발생 시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J과장, 지난주 내가 얘기했던 ***부분 말이야"

"아! 그 부분은 리서치하고 있으며 현재(PT 슬라이드를 띄우며-리스트를 캡처하여 슬라이드에 앉힌 정도) 이 정도 정부기관 인증을 찾았어요. 조금 더 내용 찾은 후 정리하여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넣으라고. 그거 넣으라고." - 이때부터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네?"

"주간보고에 그거 넣으라고."

"네 이상입니다"


필자는 리서치를 진행했으나, 솔직히 30분 밖에 안 한 리서치라 주간보고에 넣는 것을 깜박했다.

평상시 팀장은 빠진 내용이 있으면 "그 내용도 추가해요~" 내지는 "그래 뭘 수정해 내버려 두어"이러는 사람이다.


"다들 나가봐"

순간 팀원들 간의 눈 맞춤.

"잠시 나가줄래요?"

나를 제외한 팀원들이 일어서서 나도 함께 일어나려고 하는 찰나

"J 과장 남고"

모두가 나갔다.


"J과장. 오늘 왜 그러지? 예민해? 아침에 무슨 일 있었나? 왜 이렇게 기분 나쁘지?"

뭔 소리인가 싶었다.

나는 정말 어리둥절 그 자체였다.

"아무 일 없었어요. 저는 다른 날과 같고요. 팀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기분이 나쁘세요? 왜요?"

"몰라. 왜 기분 나쁘지. 그냥 기분이 나빠"

"저 때문에요?"

"어. J과장 때문에"

"...... 아니 팀장님 저의 뭐 때문에 불편하실까요? 제가 실수했을까요? 말씀을 해주셔야 저도 알죠"


그 말과 끝남과 동시에

정말 예상하지 못 한일 발생했다.


"이상입니다!!!!!!!!!!!!!!!!!!!!!!!!!!!!!!!!!!"


필자의 팀장은 풍채가 있는 흔히 말해 떡대가 있는 남성이다.

그러니 얼마나 울림통이 좋겠는가. 세상에나.

상상해 보아라.

그 몸으로 갑자기 필자에게 상체를 숙이며 소리를 지르면 얼마나 깜짝 놀랐겠는가. (참고로 필자는 여자다)

밖에서 기다리던 팀원들에게 들었는데 모두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모든 층의 사람이 순간 일제히 회의실을 쳐다봤다고 한다.

엄청난 성량의 고함이었다.


그 순간 정말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이 미친놈은 뭐지? 직장에서 상사가 나에게 이렇게 고함을 지른 적이 있던가? 이상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소리를 질러? 업무도 아니고?!'


"팀장님, 지금 제가 보고 마지막에 한 워딩 '이상입니다'가 불편하셨다는 거예요?"

"그래. 기분 나쁘다고!! 이상입니다!!!"

"팀장님, 아시다시피 매주 저를 포함 모든 팀원이 보고 끝에 이상입니다로 마무리하고 있고, 오늘 특별히 쓴 워딩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의 태도나 말투는 오늘도 어제와 똑같아요"

"오늘은 달랐다고. 기분이 나쁘다고. 조심해. 그니깐 조심하라고. J과장 조심해. 나뿐만이 아니라 동료들도 그래. J과장 말투가"

"동료들이요? 팀장님 그럼 지금 팀원들을 불러서 함께 얘기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잘 지내고 동일하다 생각했는데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함께 얘기해요"


나의 요청은 바로 묵살되었다.


"째뜬 J과장 조심하라고. 조심해"

"팀장님, 아시다시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오해는 있을 수 있어요. 저는 똑같았으나 받아들이시는 분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으나 저는 오늘 평상시와 다른 점이 없었어요"

"내가 기분이 나빴다고"

"저는 여느 날과 동일하다 말씀드리고 오해를 풀고자 노력하는데, 기분이 나쁘다고 하시고 계속 조심하라고 말씀하신다면,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이슈가 아닐까요? 팀장님이 오늘 예민하신 거 아니에요?"

"나는 똑같아. 몰라. 오늘은 달랐어. 조심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조심하라니?? 뭘 조심해?????


"팀장님, 한 가지만 문의드릴게요. 지금 주간 보고 하면서 모두가 똑같이 '이상입니다'로 마무리하는데, 저의 그 한마디 때문에 팀원들 내보내고 소리 질러도 괜찮다 생각하세요?"

"응. 왜 안 되지???????????"


여기서 나는 끝났다.

아 안 되겠구나 이 사람.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팀장님. 똑같이 말씀드릴게요. 조심해 주세요"


회의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 안 난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 사람 가만히 두고 넘어갈 사항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팀장 위 상무에게 바로 보고했다.

업무 외적인 팀장의 주관적인 감정 아웃을 통한 지위에 의한 힘희롱에 해당한다며 강력하게 신고했다.

재발 방지/정식 사과/부서 이동 요청을 했다.

후에 인사팀에 해당 사건이 들어가게 되었고, 현재 팀장은 필자에게 이메일로 사과를 한 상태로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


요즘 세상에 팀원에게 소리를 질러도 괜찮다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진 팀장.

업무도 아닌 본인의 주관적인 판단하에 감정 아웃을 하며 팀원의 기를 누르려 한 팀장.


부디 필지와 같이 그지 같은 팀장을 만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무서워 말고, 당당하게

팀장 위 상사 또는 인사에 정식으로 신고해라.


나의 권리는 내가 찾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소리칠 권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