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준우 Mar 28. 2017

싱가포르, 여행자를 위한 도시를 걷다

브런치 X 싱가포르 프로젝트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여행을 떠난다. 사정은 다르지만 여행을 통해 바라는 것은 같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견딜 힘을 얻기 위해서다.


낯선 공간, 낯선 풍경이 주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해방감을 경험해본 이들은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언제나 다시 여행가방을 들고 떠날 수 있기를 갈망한다. 



큰 맘먹고 떠난 여행지에서 많은 풍경을 보고 다양한 경험을 겪으면 좋으련만, 대개의 경우 짧은 휴가를 통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 지라 시간과 공간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마음은 뜨겁지만 현실은 차갑다.


이렇다 보니 여행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수렴된다. 휴식과 재충전으로서의 여행과 두루 돌아보며 낯선 경험을 즐기는 여행이 그것이다. 어느 것을 목적으로 두냐에 따라 최종 선택되는 여행지는 달라진다. 


이 두 가지는 여행자를 괴롭히는 딜레마다. 휴식과 유람遊覽, 정停과 동動 사이의 선택이다. 이 둘을 자유롭게 스위칭하며 여행을 즐기는 여행의 고수가 아니면 모를까, 대부분의 경우 이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마련이다.




볼거리가 많은 곳에 가면 재미는 있겠지만 자칫 여행길이 고행길이 될 수 있다. 본전 생각 탓이다. 언제 다시 와 보겠냐는 생각에 몸을 혹사시켜 녹초가 되어 돌아온 여행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리라. 


반면 휴양지에 가면 느긋하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허나 단조로운 풍경에 지루해지기 쉽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해변에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으며 보내는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문이 되기도 하는 건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싱가포르는 꽤 흥미로운 여행지다. 양 극단의 경험을 한정된 공간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이자 하나의 국가인 싱가포르는 마치 세계 여러 유명 여행지를 한 데 모아 압축해 놓은 것만 같다. 하늘 높이 치솟은 마천루와 즐비한 쇼핑센터는 뉴욕이나 도쿄, 서울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마천루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맞닿아있는 마리나 베이는 홍콩, 시드니와 같은 항구 도시의 느낌을 물씬 준다. 


밤이 되어 빛나는 형형색색의 불빛들은 마치 현란한 라스베이거스를 연상케 한다. 완벽한 휴양지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해변과 도심 속에서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 중국과 태국, 인도의 골목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골목 풍경들. 다양한 문화만큼이나 음식까지 다채롭다. 


불과 서울의 면적만 한 도시에서 이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앞서 언급한 여행자의 고민이 무의미해진다. 




싱가포르는 농업과 공업 등 1,2차 산업보다 관광, 금융 등 서비스를 기반으로하는 3차 산업에 국가 역량이 집중돼있다. 좁은 땅덩어리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관광이 싱가포르 산업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도시 자체가 여행자 친화적이다. 


밤길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믿을 만한 치안 수준과 길가에 떨어진 작은 쓰레기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공중위생은 여행자의 기분을 경쾌하게 한다. 고급 레스토랑과 럭셔리 호텔부터 단 돈 5천 원이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노점과 저렴한 호스텔에 이르기까지 여행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지루할 틈이 없다. 휴식이 필요하면 센토사 섬의 해변가에 누워 바닷소리를 듣거나 자연공원을 거닐며 산림욕을 할 수 있다. 거대한 쇼핑센터에서 에어컨을 쐬며 유유자적 쇼핑을 즐기다가도 몇 분만 걸어 나가면 사람 사는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시장과 개성 넘치는 가게들로 넘쳐나는 골목에 가볼 수도 있다. 차이나타운은 완벽한 중국의 거리를 재현하며, 인디아타운 인도보다 더 인도스럽다. 밤이 되면 해변가에 즐비한 바와 펍에서 술을 즐기거나, 시끌벅적한 노점에서 현지인들 틈에 둘러싸여 밤늦도록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들에게 이보다 좋은 환경이 또 있을까


여행을 하는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은 다르겠지만 싱가포르는 그 모든 것들을 하나로 수렴하는 매력이 있는 곳임에는 분명하다.
















*본 포스트는 싱가포르관광청으로부터 일부 경비를 지원받았음을 밝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