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와~
언제, 왜,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모르게, 그저 스르르 자연스럽게 시작된 일이었다.
남편의 강의 자료를 미리 받아 캔바로 옮기고 보기 좋게 정리했다. 강의가 조금이라도 수월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떨린다. 교회를 나가는 것도 신기한데, 교회에서 강의를 하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 자다.
나는 초신자다. 돌아온 탕자라고 해야 할까. 내게 주어진 숙제는 '믿는 가정'을 만드는 일이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서 기도할 뿐이다.
이번 강의는 남편이 교회에 첫 발을 디디게 된 날 시작된다. 남편이 처음 교회에 왔던 날, 점심 식사 시간에 목사님께 질문을 하나 던졌고, 그 질문을 들은 목사님께서 남편의 ‘남다름’을 알아보셨던 것 같다. 그 후 강의를 제안하셨고, 남편은 주저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목사님께서 세심하게 배려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진 남편이 맡은 강의는 한국기독교, 그중에서도 ‘장로교 역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모두 담을 수는 없어 강의안 일부만 캡처해 두었다.
남편은 단순히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 정말 해박하다. 그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든다.
전국을 다니며 문화재를 사진으로 남기고, 스크랩하고, 정리하는 모습은 전문가 못지않다. 그에게 역사와 문화재, 세계사는 습관이자 일상이다. 그 덕분에 나도 곁에서 책을 펼치곤 한다.
“여보, 지금부터 두 시간은 서로 건들지 말고 공부합시다.”
“그럽시다. 요이땅!”
그러면 정말 각자 조용히 앉아 공부한다. 나는 가끔 딴짓도 하지만, 그는 강의를 듣고 정리하며 책을 파고든다. 자꾸 잊어버려서 반복해서 본다고는 하지만, 매번 새로운 걸 발견한다고 한다.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다니, 더는 말해 무엇하랴. 이런 사람이야말로 역사를 전공했어야 했는데...
이미 책을 세 권이나 낸 저자이기도 한 그는, 적어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그런 남편이 난생처음 교회에 발을 들이고, 교회에서 강의를 했다. 목사님께서 낯선 공간에 적응하라며 배려해 주신 자리였던 듯하다. 감사할 따름이다. 남편은 그 제안을 별일 아닌 듯 받아들이고, 곧장 강의안을 만들었다.
강의를 들으며 난 놀라웠다.
우리나라 조선이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과 조선에 교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강의안에 있는 노란색을 전 교인이 모두 읽었다. 단체로 입 모아서... 읽으면 이해가 쉽다고 그인 우리가 읽도록 했다. 교인 수가 많지 않은 교회라 입모아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교회사는 한국이 얼마나 축복받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귀한 강의였다. TV를 통해 보던 우리나라 19세기 조선의 일상은 기대 이하로 못 살고 궁핍했다. 놀랄 정도로 의식 수준도 낮았다.
한글, 아니 언문이 숨겨진 글로 천대받던 걸 선교사님들이 찾아 성경으로 옮기는 사역을 볼 때는 눈물 나게 감동이었다. 1443년 한글 창제가 되어 1446년 한글 반포된 게 그냥 있는 일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를 위해 준비된 일이라 여겨져 감사가 절로 나왔다.
조선에 의학과 교육과 한글문화와 생활상 하나하나를 짚어주는 강의를 들을 때 놀라움과 눈물이 났다. 남편이 강의를 한다고 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받는 민족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남편도 역사를 다시 정리하고 공부하며 놀라운 사실이라 이야기했다.
지금은 안 믿는 성도가 교회에서 교회사, 장로교 역사를 알려주는 아이러니한 일을 경험하면서 이건 축복이고 감사다. 뭐라 할 수 없는 나의 하나님의 선물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감사하고 귀한 시간인지, 오래도록 아니 영원히 기억할 날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다. 감사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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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편의 강의 녹화본을 정리할 예정이다. 한 챕터씩 나눠서 업로드해야지. 귀한 강의 두고두고 볼 심산이다.
남편자랑하는 팔불출이다. 뭐 어때.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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