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마음

마지막 34일간의 인도 출장

by 계발자


오늘은 인도의 굿 프라이데이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는 기독교 절기), 공식 공휴일이다. 인도 온지 16일차, 지난주까지 매장 오픈 2곳을 마무리하고 이번주는 공휴일과 더불어 쉬어가는 휴말이다. 이번 34일 출장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인도를 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 같은 도시, 같은 사무실, 같은 얼굴들인데 매일 모든 것이 선명하다. 잊지않기 위해 매일 짧은 기록이라도 남기고 있다.


지금은 그나마 쉬고 있지만 지난주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는 마음은 흔들렸고,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남아서 일할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불필요한 욕심이었는지 의심될때가 많았다.

더 잘해보자고 격려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록 내가 계획한 것과 의도한 것이 다르게 전해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내가 설계한 것들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내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경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도 있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들이 현장에서는 맞지 않았고, 현장이 옳다고 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낯설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쉽지 않다. 아직도 진행중이고, 남은 기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마지막 출장이라는 무게가 더해져서인지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잘하고 싶어서 더 힘들었다. 곧 퇴사를 앞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남의 일이 아닌 여전히 나의 일이라는 무게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 회사는 작년 흔들렸던 나를 다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로 살게 해줬던 기회였고 만나볼 수 없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주었다.

사는 나라, 언어는 다르지만 뷰티 리테일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눈빛으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인도 매니저와 만남, BTS 와 한국어를 좋아하고 세일즈의 정석을 보여준 메이크업 전문가 출신 직원 등등 곧 친구가 된다. Notice 가 아닌 순수하게 안부만 묻는 날이 얼마 안남았다.


남은 절반을 어떻게 보낼지 오늘 조용히 생각해봤다. 치열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후회 없이. 그리고 돌아가야 새로운 곳을 향해 나의 열정을 쏟을 수 있을 것 같다. 치열한 마지막이 나를 다음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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