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윤웅 Jan 29. 2018

콘텐츠로 위기를 극복한 기업들의 성공 전략

<콘텐츠의 미래>, 콘텐츠 성공 전략은 결국 맥락을 인식하는 데서


"성공 전략은 자기가 만드는 콘텐츠가 아니라 자기가 활동하는 상황 또는 맥락을 인식하는 데서 온다. 성공 전략은 선택을 따로따로 보지 않고 선택들 간의 연결 관계를 깨닫는 데서 온다. 성공 전략은 무리를 
따라가거나 마주치는 모든 기회를 붙잡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절할 줄 아는 데서 온다. (본문 497쪽 중)"

책은 독자의 느낌에 따라 저자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저자가 책을 쓰지만 결국 완성은 독자로부터 일어난다. <콘텐츠의 미래>에 담긴 내용을 감히, 방대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결국 네트워크의 힘에  달렸다는 것.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효과는 시장에서 승리를 안겨주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열린 문화나 제품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네트워크 힘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위키피디아나 크라우드 펀딩은 어떤가. 그러한 서비스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연결의 힘에서 나온다. 위키피디아는 '집단에 의해 기준이 형성되고 다듬어진다. 

"위키피디아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단지 누구나 기여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기여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고, 그러면서도 콘텐츠의 왜곡이나 훼손을 막아주기 때문이다."(본문 168쪽 중) 

저자는 이에 덧붙여 '진정한 힘은 연결 관계를 최적화하는 데서 온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의 이야기는 성공한 콘텐츠들의 이유 뒤에는 연결의 힘이 곳곳에 있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러한 연결의 힘을 제대로 활용한 기업으로 중국의 텐센트를 꼽는다. 텐센트처럼 사용자 연결 관계에 뿌리를 둔 기업을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러한 연결 관계를 알아내고 만들어서 그 관계를 반복적으로 수익 창출에 활용한다는 원칙과 기본 제품은 계속 무료로 유지하는 원칙을 지닌 기업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본문 214쪽 중)

콘텐츠 자체에 대해서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결의 힘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유료 서비스로 성공을 예상하지만 결과는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으로 서비스를 몰아가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는 안타깝다. 이를 통해 저자는 다시 한번 콘텐츠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콘텐츠만 좋으면 다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다.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연결할지를 두고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들 한 명 한 명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거나 그들을 위해 생산하는 콘텐츠에 주력한다면 당신은 결코 성공의 비밀을 풀이 못할 것이다. 성공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성공은 연결을 만들어내는 데서 온다."(본문 217쪽 중)

애플이 초기에 화려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그렇게 성공적인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후의 애플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다른 전략을 택했다. 그것은 그들이 가졌던 폐쇄성을 버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했다는 데 있다. 애플 초기의 전략과 후반기의 애플 앱 전략을 비교해보면 좀 더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오늘도 많은 국내의 스타트업들이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중국의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뛰어가는 동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돌아보자.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할 일이다.  경쟁의 무대를 좁게 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넓게 확대해서 보라고 말한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보인다. 저자는 오늘날 나름대로 성공한 회사들이라 불리는 기업들은 '더 발전적으로 더 넓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  전략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바라트 아난드의 탁월하고도 깊이 있는 조사는 이 책의 신뢰를 더 강하게 만든다. 콘텐츠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있던 독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설명한 여러 성공 신화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창조의 귀재,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또는 뛰어난 혁신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성공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성공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요소에만 제한된 전략을 추구한다면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관점을 바꿔 제품 간의 연결 관계를 받아들인다면 당신의 사업은 아마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본문 372쪽 중)

이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저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현장을 소개한다. 어떻게 교육 환경이 변화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의 흐름에 적합한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자신의 배움과 경험을 현장에 적용해 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이렇게 교육 파트를 포함, 이 책은 모두 네 파트로 구성되었으며 사용자 연결 관계, 제품 연결 관계와 기능적 연결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고 마지막 파트에서 광고와 교육에 있어서 콘텐츠와 연결의 힘에 대해서 짚어본다. 이 중 기능적 연결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좀 더 잘 살펴 읽어볼 만하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연결의 차이에 있다는 점을 다시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문과 방송 등 미디어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좀 더 넓게 콘텐츠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버려야 할 것과 가져가야 할 것을 분명히 하면 할수록 힘이 더 커질 수 있다. 우리는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서 무엇보다 콘텐츠의 희귀성과 차별화만 한 경쟁 우위가 없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내가 가진 답이 없다면 다른 이들이 먼저 구한 답을 갖고 써보기도 해야 한다. 답을 알고 있다면 답을 써야 하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 측면에서 <콘텐츠의 미래>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콘텐츠가 어떻게 퍼져나갈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르는 것을 인정하라" <팀장인데, 1도 모릅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