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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Feb 15. 2018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삶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전해주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저 훌훌 털어버렸지요.

나는 시련을 잊는 법을 터득했고,

결국 다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아름다운 책이다. 그림도 글도 그렇다.


100년 전,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할머니가 쓰고 그렸다. 할머니가 쓴 글과 그림은 잔잔하다. 성냄도 없고 분노도 없다. 글은 곳곳에 배치된 그림과 어울리며 따뜻함과 그리움과 애틋함과 아쉬움을 쏟아낸다. 여성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내세울 수 없었던 시절이지만 거기에 주눅 들지 않으며 독립된 삶을 추구하고자 애를 쓴 흔적도 보인다.


1860년에 태어난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는 가족들의 삶이 그대도 들어 있다. 의존하지 않으며 온전히 자신의 일을 다 해내고자 했던 모지스 할머니는 뒤늦게 그림을 그리며 삶의 매 순간을 소중하게 살았다.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그 삶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교육이나 일 하는 데 있어서 적지 않은 제약을 받았던 여성들의 삶의 모습과 그에 대한 할머니의 생각도 읽어 볼 수 있다. 그러한 노력과 열정으로 할머니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한 분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발견한 이 책은 지난 내 삶의 시간들을 돌아보고 가족 안에서 나는 어떤 태도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남자 중심의 세상에서 자신의 일을 통해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한 한 여인의 기록은 당시의 삶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다. 고마운 일이다. 자식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뭉클하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그림으로 세상을 여행한 후반의 인생 이야기는 감동이다.


"우리 집은 항상 떠들썩하고 행복한 집이었습니다. 남편도 아이들하고 똑같아서 그 틈에 섞여 재밌게 놀았습니다."


삶은 그렇게 재밌게 노는 것이다. 그 틈에 섞여서...


"나는 우리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때로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여러모로 지금보다 느린 삶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더 행복해했어요.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지쳐 보이는 일상이지만 할머니는 그 시간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거짓이 아니고 진심으로.  


우리는 우리 삶에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배치할 수 있지만 정작 그러한 것들은 거리를 두거나 외면을 하며 산다. 어리석은 삶은 아닌지 돌아본다. 포기하고 물러서고 싶을 때가 있다. 나서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다.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늦은 때라는 것은 없고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더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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