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밝히는 따뜻한 불빛

by 순미


먼 옛날 같은 어린 시절의 여름밤을 생각해 보면 어두웠지만 다정한 불빛이 많았던 것 같다. 더운 여름날의 모기를 쫓기 위해 쑥향과 함께 매캐한 연기를 담은 모깃불을 피우고 멍석에 누워 하늘을 보면 수없이 많은 별들이 어둠을 밝혀주고 있었다. 북두칠성, 카시오페자리, 이런 별자리를 찾으면서 먼 하늘에서 흐르는 은하수를 바라보며 보내던 여름밤이었다.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렴풋이 잠이 들곤 하던 여름날. 이제는 사라진 풍경인 갈 수 없는 나라의 동화 속 이야기 같다.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어 살아온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즐겁고 따뜻한 날도 많았지만 그 사이사이 원하지 않는 아픔이 찾아오던 날도 무척 많았다. 때로는 숨어서 혼자 울던 날도 있었지만,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의 따스한 눈빛에 마을을 녹이던 날도 참 많았다. 생각해 보니 고맙다는 말도 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인 밤하늘의 별이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었듯이, 외롭지 않게 말없이 내 옆에 앉아 있어 주었거나 손잡이 주던 지난 시간 속의 많은 사람들. 그들이 있어 무겁고 고된 삶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고, 하루하루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