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득한 요즘은 볼 수 없는
한창 많이 추웠다. 북극에서 내려오는 냉기때문에 미국 동부가 난리라더니, 우리나라까지 난리날 줄이야.
아무리 한파에 난리가 난다한들, 우리는 출근해야 한다. 휴교는 있어도 휴사는 없다.
추운 아침. 꽁꽁 얼어붙어 미끄러운 바닥을 다리에 힘 꽉 주고 조심조심 걸어 찬 손을 호호 불며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 정류장에서는 버스를 한 번에 탈 일이 없다. 지하철역 바로 직전 정거장이기 때문에, 안쪽 마을에서부터 꾸역꾸역 꽉꽉 채워진 버스가 털털거리며 서지도 않은 채 지나가기 때문이다. 무게중심이 한 쪽으로 쏠리면 자칫 버스가 넘어갈까 걱정이 될 정도이다.
에라이, 버스 못 타고 이 추운 날씨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나나 걱정하자며 무심결에 하늘을 올려봤다.
와. 달이 아직 떠있다. 그것도 중천에 떠있다. 깨끗하고 환하다.
달 때문이었을까. 매일 그 자리에 서 있던 을씨년스러운 마른 가지 가득한 나무마저 그냥 멋있다.
그 순간 그냥 마음이 따듯해졌다. 아, 나는 아직 이런 것에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구나. 기쁨을 느낄 수 있구나. 이 순간은 나 조금 행복하구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소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