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AI가 만든 기술, 특허 받을 수 있을까?

'Thaler' 판결과 USPTO 가이드라인이 스타트업에 주는 메시지

by 이준권 변리사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활용하지 않는 스타트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복잡한 알고리즘 최적화까지, AI는 이제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연구개발(R&D)의 핵심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법적 질문이 생깁니다. “AI가 스스로 도출해낸 결과물에 대해 우리 회사가 특허권을 가질 수 있을까?”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사건인 'Thaler v. Vidal' 판결최근 미국 특허청(USPTO)이 발표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통해, 테크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IP 전략을 짚어보겠습니다.


1.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 – Thaler v. Vidal 사건의 결론

사건의 발단은 스티븐 테일러 박사가 개발한 AI 'DABUS'였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DABUS가 스스로 발명했다며 AI를 발명자로 기재해 특허를 출원했으나,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과 대법원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핵심 근거: 미국 특허법상 발명자는 '개인(Individual)'이어야 하며, 법적 맥락에서 개인은 오직 '자연인(인간)'만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시사점: 아무리 훌륭한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AI를 단독 발명자로 내세우는 순간 그 기술은 '특허를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image.png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Fed. Cir.), Thaler v. Vidal, No. 2021-2347, 2022. 8. 5. (Opinion).

2. USPTO의 AI 발명 가이드라인 (변천 과정)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판결 이후, "그렇다면 AI를 도구로 사용한 인간의 발명은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남았습니다. 이에 USPTO는 두 번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① 2024년 2월 가이드라인 (Vidal 지침)

당시 캐시 비달(Kathi Vidal) 청장이 발행한 가이드라인입니다.

핵심: AI를 활용한 발명도 특허를 받을 수 있지만, 명세서에 기재된 각 청구항마다 최소 한 명의 자연인이 '실질적 기여(Significant Contribution)'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판단 기준: 기존 공동 발명자 판단 기준인 '판누(Pannu) 요인'을 적용하여, 인간이 AI에 입력한 프롬프트나 출력값에 대한 수정·보완이 충분히 창의적이었는지를 심사했습니다.


② 2025년 11월 개정 가이드라인 (Squires 지침) - 최신 정보

2025년 하반기, 새롭게 취임한 존 스콰이어스(John Squires) 청장 체제에서 2024년 가이드라인을 철회하고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가이드라인 철회 및 교체: 2024년의 '실질적 기여' 기준이 너무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비판을 수용하여, 이를 폐지하고 전통적인 '착상(Conception)' 이론으로 복귀했습니다.

핵심 내용:

- AI는 도구일 뿐: AI를 실험 장비나 소프트웨어 같은 일반적인 연구 도구와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 단일 표준 적용: AI를 썼다고 해서 별도의 심사 기준(판누 요인 등)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모든 발명과 동일하게 "인간이 발명의 구체적이고 완성된 아이디어를 직접 착상했는가"만을 봅니다.

- 인간의 착상 강조: 만약 발명의 핵심 아이디어를 AI가 생성했고 인간은 이를 단순히 선택하거나 확인만 했다면, 인간이 '착상'한 것이 아니므로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image.png USPTO, “Revised Inventorship Guidance for AI-Assisted Inventions,” Federal Register (published Nov.

3.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가 인사이트: AI 활용 IP 전략

위의 법적 흐름을 바탕으로, AI 기반 스타트업이 기술 방어권을 확보하기 위해 실행해야 할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① '프롬프트 로그'가 곧 발명 노트다

이제는 연구 노트만큼이나 AI와의 상호작용 기록(Log)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결과물만 저장하지 마십시오. 인간 연구원이 어떤 가설을 세웠고, AI에게 어떤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으며, AI의 결과물을 어떻게 수정·보완하여 기술을 완성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착상'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② AI는 'Co-pilot'임을 명시하라

특허 명세서 작성 시, 기술의 핵심적인 메커니즘이 AI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설계와 필터링 과정을 거쳤음을 강조해야 합니다. AI가 제안한 수많은 옵션 중 특정 파라미터를 선택한 인간의 판단(Human Intervention)이 특허 성립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③ '블랙박스' 기술에 대한 영업비밀 병행 전략

만약 AI가 도출한 결과물이 너무나 독창적이어서 인간의 착상을 증명하기 어렵다면, 무리하게 특허를 추진하기보다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플랜 B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허는 기술을 공개하는 대가로 독점권을 얻는 것인데, 발명자 적격성 문제로 특허가 거절되면 기술만 공개되고 보호는 못 받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AI 시대의 특허는 '누가 더 좋은 AI를 가졌는가'의 싸움이 아니라, 'AI라는 도구를 활용해 인간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했는가'의 증명 싸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가 개발 중인 AI 기술의 '진짜 발명자'는 누구입니까? 그 답이 '인간'임을 증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AI는 여러분의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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