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말 Mar 24. 2018

화두를 품고 하루를 살아보자

[짧은 평] 이지혜, <이기적 감정 정리법>

<이기적 감정 정리법> 표지 © 다른 상상


제목에 대해서. 이기적, 감정 정리법이다. 감정 정리하는 방법인데, 남들 신경 안 쓰고, 내가 편하자는 방법이니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남 신경쓰지 않겠다는 책들이 난무하는 요즘 시류에는 별로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인해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남자와 결혼했으나, 남편은 시험 준비를 해야 했기에, 계속해서 외벌이로 가족을 책임졌다. 결혼 후 7~8년이 지나서야 번듯한 직장을 가지게 된 남편, 그래서 고생 끝인가보다라고 생각한 저자에게 더 가혹한 시련이 닥쳤다. 셋째 아이가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이제는 사소한 일에 마음 다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저자. 내가 보기에는 거의 보살 수준이다. 어느 날 게임을 못하게 하자 화가 난 둘째 아들이 침대 옆 유리창을 발로 차 깨버렸다. 그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해결책을 하나씩 생각하는 저자. 정말 존경의 마음조차 먹지 못할 정도로 높은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저자에게 직접 카운셀링을 받는다면 모를까. 책으로 읽어서는 별 감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배워 실천해 보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하나 골라 오늘의 화두로 삼고 살아보라. 하루의 삶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루를 살면서 순간순간 그 단어를 기억하고 그 단어가 나와 하나가 되게끔 마음을 가다듬어라. 물론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잊어버릴 것이다. 괜찮다. 생각이 날 때 다시 한 번 더 기억하면 된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보고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내가 선택한 핵심 단어대로 잘 살았는지 체크해 보라.


이 책에서 처음 본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인생의 시련을 딛고 살아온, 그래서 지금은 지극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저자의 말은 무게가 다르다. 악당의 대변인이나 하던 사람이 말의 온도가 어쩌구 해봤자 설득력이 없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일주일에 하루, 아니 한 달에 하루라도 화두를 삼고 하루를 살아보려고 한다. 벌써부터 설렌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도 선거 때마다 분열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