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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Apr 10. 2018

[짧은 평]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SF로, 이번에는 달 정착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상식 수준의 과학이지만 치밀하게 구석구석까지 생각한 과학적 장치들이 빛을 발한다. 특히 달 정착지에서 통화로 사용되는 슬러그(slug) 개념은 저자의 창의력을 칭찬하고 싶다. 1 슬러그는 지구, 정확하게는 나이로비의 KSC 기지로부터 달까지 1 그램의 물건을 가져오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메트로 2033>에서 총탄이, 감옥에서 담배가 통화로 사용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전작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극적 긴장도는 조금 아쉽다. 특히 후반부의 뻔한 전개는 나로 하여금 책 읽는 속도를 내지 못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에 비하면 전작 <마션>에서는 초반부의 생존, 중반부의 통신, 그리고 후반부의 대장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면서 극적 긴장을 유지한다. 뻔한 전개를 더욱 밋밋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인물들도 다소 아쉽다. 특히 스보보다, 밥, 아버지 등 인물은 TV 드라마에 아마도 수천 번은 나온 판에 박힌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아르테미스>는 지나치기에는 너무 재미있는 소설이다. 아르테미스라는 달 정착지를 창조해낸 앤디 위어의 창의력이 놀랍다. 또한 <마션>에 비해 진일보한 주인공 캐릭터, 재즈 바샤라 역시 <아르테미스>만의 매력이다. <마션>의 주인공 마크는 '긍정심'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한 캐릭터인데 비해, <아르테미스>의 재즈는 대단히 입체적이다. 앤디 위어 자신도, "마크 워트니보다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의 성공에 박수를.



수학 천재는 나오지 않는다. 출판사 문구에 낚이지는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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