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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지식한방

by 히말

연말정산 세액공제 받으려고 연금저축, IRP를 만들고 나니, 계좌 안에 뭘 넣어야 하나 공부를 해야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손 놓고 있던 경제 공부를 좀 하려고 기웃거리다 보니, 걸려든 것이

<박종훈의 지식한방>이다.


그 전에도 가끔 얻어걸리면 듣던 채널이지만,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으니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한 1주일 정도 듣다 보니 통찰력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책을 찾아봤다.

<트럼프 2.0>은 없었지만 이런저런 책이 밀리에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잠깐, 내가 이 사람 책을 하나도 안 읽었을까?

독서기록을 뒤져 보니, 이미 3권을 읽었다.

그런데 3권 전부 4점.


5점이 아니라고?


3권을 읽은 시점이 서로 상당히 떨어져 있으므로, 일시적인 기분으로 4점을 줬을 리도 없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존경심과 함께 박종훈의 책 3권을 대기 목록에 담고, 두 권을 내리 읽었다.


다운로드.jpg


-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둘 다, 좋은 책들이다.

그러나 왜 계속해서 4점을 받는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철학책도 아닌데) 동어반복이 심하다.

같은 내용이 다른 책에서 반복되는 것은 좀 너무한다 싶다.


두 번째 책은 내용의 50%가 첫 번째 책과 겹치고, 15% 정도는 아예 문단 수준으로 동일하다.

두 책 발행년도가 2013, 2015이니, 분석이나 주장이 비슷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아예 내용이 같다는 것이다.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지,

스파르타 인구 위기부터 시작해서, 버트란드 러셀의 칠면조, 나미비아의 기본소득 실험...

똑같은 이야기를 글자도 거의 같은 표현으로 두 번 연속 읽으려니, 하하.


박종훈의 통찰력은, 앞으로는 주로 유튜브로 접하게 될 것 같다.

시간 대비 효율이 훨씬 낫다.

전달력도 글보다 말이 더 뛰어난 것 같다.


아무튼, 박종훈 만세!


이 두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라면,

10년여 만에 우리나라가 참 많이 발전했다. 박종훈이 주장한 내용 중 많은 것들이 실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종 보육정책,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동일한 최저임금 등)


그리고,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사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0CGCn7ou6A&t=623s


***


책 두 권에서 뽑은 메모들


지금까지 인구 오너스의 습격에서 자산 가치를 방어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해외 자본이 대거 유입됐거나 청년층이 든든한 경제 기반을 갖고 있는 경우밖에 없었다.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채권시장은 민간 저축 기반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외국계 투자자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규모는 이미 완전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외국계 투자자의 이른바 ‘치고 빠지기’ 전략이 반복될 것이다.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 다이나믹한 세상이라 이건 현재 시점에서는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위험이다. 국민연금이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든, pay-as-you-go 방식으로 전환하든, 국민연금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시점은 반드시 온다. 그때, 소로스 같은 하이에나가 달려들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에도 주택가격이 올랐던 나라들의 공통점은 바로 유럽 국가라는 점이다. 그런데 유럽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 변화를 개별 국가의 생산가능인구 비중만으로 단순하게 분석해서는 안 된다. 1990년대부터 유럽 국가들의 경제통합이 이루어지자 한 나라의 자본이 다른 나라 부동산에 자유롭게 투자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 유럽 (아니, 전 세계) 부자들의 로망, 런던에 집 사기.


이처럼 영·유아 교육 서비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는 보육비 지원 금액이 민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비 인상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출산율 제고 효과는 사라지고 민간 어린이집과 유치원만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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