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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들과 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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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뉴트리노의 체중 절감


<사이언스>에 지난 4월 10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뉴트리노의 질량은 기존에 생각되던 것의 반도 안 되는 약 0.45eV 미만으로, 전자 질량의 백만 분의 일도 안 될 것이라 한다. 알다시피 (아직 질량을 모르는) 뉴트리노를 제외하면 가장 질량이 작은 입자가 바로 전자다.


실험은 삼중수소 붕괴시 방출되어 사라지는 반뉴트리노(anti-neutrino)의 질량을 수소원자 질량 차이에서 추측하는 방식인데, 독일에서 진행 중인 이 관측 실험은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약 3년 간 모은 관측 결과 분석이 뒤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뉴트리노 질량의 상한선을 0.2 내지 0.3eV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소감) 달팽이 기어가는 것 같은 수준으로 진전되는 이런 연구들의 속도는 정말 답답하지만, 워낙 중요한 연구라서 흥미롭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Physicists narrow down neutrino’s mysterious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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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el-one-of-the-first-New-007.jpg


까마귀들의 기하학


까마귀들은 기하학에도 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마리의 까마귀에게 다른 도형을 찾아내는 숙제를 주었다. 쉬운 문제는 쉽게 해결했다. 더 어려운 문제에는 조금 헤맸지만, 두 마리는 각각 50점, 60점을 받았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이 문제는 인간들도 헤매는 문제였다. 문제는 6지 선다였고, 같은 모양의 도형을 회전하거나 크기를 다르게 한 가운데, 미묘하게 다르게 조정된 정답 하나를 골라내야 했던 것이다.


진화계통수에서 영장류와 조류는 아주 오래 전에 갈라졌다. 그동안 '문명'의 산물로 알려졌던 기하학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강력한 증거다. 까마귀는 '언어'조차 없이 기하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소감) 생각과 언어, 어느쪽이 먼저냐, 라는 아주 유명한 질문에 대한 강력한 힌트다. 언어 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언어라는 도구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Crows understand shapes and use geometry in everyday life - Ear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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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게 복수를 하자


이미 FDA허가를 받고 시판 중인 희귀유전병 치료제 nitisionine을 먹으면, 사람의 피가 모기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암모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약을 먹은 사람의 피를 빤 모기는 12시간 내에 사망하셨다. 기생충약 ivermectin 역시 모기를 죽인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었지만, nitisionine이 훨씬 빠른 복수를 해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이 약은 장기 복용에도 안전하다고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이 약이 사용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소감) 말라리아 심각한 나라들에는 정말 희소식이다. 그런데 기후 변화 덕분에,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곧 말라리아 걱정을 한 판이다.


Drug For Rare Disease Turns Human Blood Into Mosquito Poison : ScienceAl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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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해독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에 인공지능을 연결하여, 뇌파를 말로 읽어주는 장치가 개발되었다. 뇌간을 다쳐 말을 하지 못하게 된 환자는 이 장치 덕분에 18년만에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뇌파를 읽어내 말로 변환하는 간단한 장치가 성공한 것이다. 긴 문장은 아직 어렵지만, 첫걸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패턴 읽고 말로 나올 때까지 3초가 걸린다는데, <잠수종과 나비>에 나오는 눈깜빡임에 비교하면 얼마나 빠른가. 대뇌피질에 심은 253개의 전극만으로 가능했다. 이제 재활 치료에 단어를 읽으며 뇌파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될 것 같다.


(소감) 돈만 있다면 점점 더 살만한 세상이다.


Brain implant translates thoughts to speech in an ins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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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flNc_ee4DQI-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Ian


유색인종은 과속 딱지도 더 받고, 벌금도 더 낸다


미국 내 유색인종은 과속 딱지도 더 받고, 벌금도 더 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백인에 비해 33% 더 잘 걸리고, 벌금도 34% 더 나온다는 것이다. 차량공유업체 Lyft(덴젤 워싱턴 주연 영화, <이퀄라이저 >로 이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의 협조로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소감) 욕먹을 만한 이야기지만, 나는 같은 데이터를 더 세분해서 분석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인 대 비백인으로 하면 저렇게 나오겠지만, 백인, 아시아인, 히스패닉, 흑인 이런 식으로 세분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다시 말해, 실제를 그저 반영한 결과가 아닐까. (아시아인이 백인보다 덜 나올 것 같다는 얘기다. 아, 여기에서 말을 멈춰야지.)


Study of Lyft rideshare data confirms minorities get more tickets - Ars Tech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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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으로 치매도 예방


대상포진 백신을 맞을 경우, 향후 7년간 치매 발병률이 20%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상 포진은 바이러스가 신경계를 공격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현상이므로, 치매 발병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럽지만, 임상 시험이 어려워 그간 연구가 부진했다. 본 연구는 2013년 웨일즈에서 79세 이하 노인들에게 대상 포진 백신을 일괄 접종한 결과를 추적하였다. 당시 접종된 백신은 1세대 백신이었고, 현재에는 더 나은 2세대 백신이 나와있어 직접 비교가 불가능한 것은 단점이다.


(소감) 이 기사에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2013년 접종 당시 80세 이상은 접종을 못 받았고, 79세 이하는 받았다. 즉,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과 치매 발병을 비교하는 것은 동등 조건 비교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Shingles is awful, but here's another reason to get vaccinated: It may fight dementia | AP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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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희망적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4천 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우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조사 결과의 경우, 이 비율은 13%였다.


인공지능으로 좋아질 것들로는 배움의 기회 증가, 일하기 편해짐, 보건 접근성 개선, 집안일 도움 등이 많이 언급되었고, 나빠질 것들로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의 증가(로 인한 진짜 정보 구별의 어려움), 동의 없이 개인 정보 사용, 사이버 범죄 증가, 사회적 소통 감소(이미 일어나고 있잖아!), 일자리 감소 등이 지적되었다.


(소감) 나도 비관보다는 낙관 쪽이다. 단, 단기적으로만. 장기적(케인즈가 말하는 장기, 즉 우리 죽고 나서)으로는 그 반대다. 인류 문명 붕괴, 즉 흔히 하는 말로 인류 멸망에 한 표 던진다.


Will AI improve your life? Here’s what 4,000 researchers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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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컴퓨팅으로 위상수학 문제 풀기


영국 캠브리지에 본사를 둔 퀀텀 컴퓨팅 기업 퀀터니엄이 지난 3월 arVix에 발표한 프리프린트에 따르면, 위상수학, 특히 매듭 문제를 푸는 데 동사가 개발한 퀀텀 컴퓨팅 알고리즘이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한다. 일반 컴퓨터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고.


(소감) 실제 문제 해결에 퀀텀 컴퓨팅 알고리즘을 사용했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난 퀀텀 컴퓨팅의 미래에 관해서는 젠슨 황과 의견이 같다(내지 더 비관적이다). 곱하기를 백 배 빠르게 하면 뭐하나. 같은 수준 계산하는 장치 만드는 비용이 수억 배는 되는데. 요점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는 거다.


‘Mind blowing’: quantum computer untangles the mathematics of knots


673e2005a3660cfe3c5fa24b_Nvidia-CEO-Jensen-Huang-60-Minutes-Interview.jpeg 네? 양자컴퓨팅 사업모델로 상장된 회사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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