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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상 좀비와 윌오위습

요즘 과학 논문 돌아보기

by 히말

식욕 스위치


쥐의 스트리아 터미널리스 기저핵(bed nucleus of the stria terminalis, BNST)의 특정 뉴런을 전기자극하면 식욕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위치가 꺼지면 굶주린 쥐도 먹는 행동을 멈췄으며, 스위치가 켜지면 배가 부른 쥐도 무엇이든(플라스틱 덩어리라도) 먹어댔다.


당연히, 엄청난 돈이 될 수도 있는 발견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28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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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상 생명체!


거울상 분자를 이용해 만들어진 생명,즉 거울상 생명체(mirror life) 연구가 과연 괜찮을까?

이와 관련한 연구윤리 정립을 위해 영국 맨체스터에 과학자들이 모였다.


거울상 생명체 연구에는 (세상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음양이 있다.

애초에 왜 거울상이라는 것이 발생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연구, 즉 순수 과학 차원에서 유용하고,

거울상 생명체는 기존 효소나 면역 체계에 잘 인식이 되지 않아 잘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이용하면 약물 개발에 유리하다. (한 알만 먹으면 1년 간다!)


반면, 무제한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효소나 면역계가 막을 수 없으므로, 일단 발생한 거울상 분자는 없애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이를 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기초과학 발전을 원천차단하므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2017년 미국 FDA는 만성 신장질환 치료 목적으로 거울상 아미노산을 사용한 펩타이드를 허가한 바 있다고 하니, 거울상 유기분자 연구가 원천 차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거울상 생명체는커녕 거울상 세포조차도 인류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현재 기껏해야 거울상 RNA, DNA, 아미노산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정도다.


중국의 한 학자는 거울상 리보솜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데, 그 위험성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리보솜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리보솜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세포 제작도 순식간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런 위험이 이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는지,

거울상 세포로 된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가 내년 초 개봉 예정이라 한다. ㅎㅎ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2902-2


A-Guide-to-Types-of-Organic-Isomerism.jpg 출처: compoundch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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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R1, peer review를 받는 첫 번째 LLM 모델이 되다


네이처 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딥시크R1은 최초로 peer review를 통해 검증된 LLM 모델이 되었다.

올초 OpenAI가 주장한 바와 달리, 딥시크는 OpenAI 출력 데이터를 훈련 데이터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계는 다른 LLM 모델도 이 선례를 따라 peer review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3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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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활동 추적기


크리스퍼-카스9 기술을 활용하여, 세포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다.


d41586-025-03035-2_51470276.jpg 출처: (당연히) nature.com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3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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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가 가끔 DNA 조각들을 뱉어내는 이유


미토콘드리아는 가끔 DNA (mtDNA, 즉 미토콘드리아 DNA) 조각들을 배출하는데, 이 배출 과정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연구 결과, 미토콘드리아가 방출하는 DNA 조각은 손상된 DNA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한 염증 반응은 노화와 관련되어 있는데,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을 막을 경우, DNA 배출 억제가 염증 억제에 이어 노화까지 억제할 수 있을지, 후속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306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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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오-위습 현상 설명


RPG 게임에 가끔 등장하던 Will-o'-the-Wisp의 기전을 설명할 수 있는 실험이 실시되었다.


그동안 이 현상은 메탄 가스의 점화에 의한 것이라 생각되고 있었는데,

어떻게 점화되는지를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공기와 수증기가 섞여 미소 거품(나노미터, 마이크로미터 수준 크기)이 발생할 때

작은 거품은 음전하, 큰 거품은 양전하를 띠게 되는데,

실험진은 이들 미소 거품들이 미소 번개를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미소 번개가 메탄 가스를 점화시키는 현상이 윌-오-위습인 것이다.

윌-오-위습 현상이 주로 늪지대에서 잘 일어나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잡담 - 그런데 이거, 삼체0에 나오는 구상섬전이랑 비슷한데?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mysterious-will-o-wisps-ignited-microlightning


_20250929_on_will_o_wisps_lede.jpg 출처: science.com (original from Al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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