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말 Jan 20. 2019

둔필승총 1/20


<장자를 읽다> ★★★★★


태초에 상나라에서 쓰던 글자들도 지금까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이 한자다. 중국 학자가 쓴 글이다 보니, 고증학적 접근이 돋보인다. 장자가 노자보다 전 시대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장자를 읽어주는 부분은 소요유와 제물편 딱 두 개만 읽어준다. 그래도 이전에 보던 장자 해설과는 격이 다르게 훌륭하다. 보통 소요유를 길게 해설해 봐야 한 20쪽 정도 할까? 이 책은 1/4이 소요유, 1/3이 제물편에 대한 해설이다. 격이 다르지 않을 방법이 없지 않나. 이 책에 관해 서평을 써보고 싶은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양자오, 구글해 보니 중국판 다치바나 다카시다. 앞으로 많이 읽게 될 듯. ^^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이런저런 수학 이야기를 해주는 책. 서론과 1장이 아주 지루하지만, 4,5,6장이 재미있다. 특히 6장에서는 덧셈과 뺄셈만 가지고 위상수학의 기본을 설명해준다. 오일러는 정말 왕천재인 듯.


오일러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 ★★★


흔한 창의력 강의. 이런저런 기발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창의력에 도움이 될까? 영국 심리학자 와이즈먼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운이 좋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것저것 해보다보니 대박을 터뜨리더라는 이야기다. 이 부분을 읽다가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 나오는 게일-섀플리 쌍 이야기가 생각났다. 간단히 말하면, 짝짓기를 할 때, 먼저 대시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것인데, 와이즈먼의 발견과 맥이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골든아워 1> ★★


이국종 교수의 화제의 책. 중증외상센터 임상의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남궁인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남궁인에 비해 더 드라이한 필체랄까,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이 소설가 김훈의 문체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순간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그 다음 에피소드는 엠티 가서 왁자지껄 놀았던 이야기를 하던 것이 남궁인의 책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이 책은 일단 착 가라앉은 분위기가 일관된 것은 좋다. 그러나 감정 언어를 남발하는 것이 영 부담스럽다. 자기 감정을 강요한다고나 할까. <헝거게임> 읽는 기분. (좀 심했나?)


중증외상센터 근무년수가 다르다 보니, 남궁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례가 많기는 한데,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아닌가. 꿰는 실력은 역시 남궁인 쪽이 낫다.


2권 말미에 나오는 '인물지'는 정말 가관이다. 사마천이세요?



<뇌를 읽다> ★★★


출판사 표지 마케팅에 아주 멋지게 낚였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조종하는" <뇌를 읽다>. 멋지지 않은가? 지금까지 읽은 뇌과학 중 단연 최악이다. 그냥 짜집기에 불과한데, 필력도 허접하고, 번역도 아주 앙증맞다.



<묵자를 읽다> ★★★★★


역시 양자오의 책. 예전에 묵자에 관한 책을 읽고 묵자에 흥미가 생겼다. <묵공>이란 영화로 유명해진 묵자는 비공, 즉 공격하지 않는 것, 즉 반전 사상으로 유명했지만, 역시 사상의 핵심은 겸애다. 양자오의 명쾌한 해설은 공자의 '논'과 반대되는 묵자의 '변'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는 귀신의 존재에 대한 논증이 흥미로웠는데, 양자오는 그 부분, 즉 '명귀'가 묵자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며 묵가의 제자들도 따르지 않았다고 썼다. 이번 책에서는 묵자의 '변', 즉 변론이 돋보인다. <장자를 읽다>에도 소개되었던 명가는 논리에 치중한 학파인데, 묵가에서 파생되어 나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 국방부가 없었다면 아이폰도 없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