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과 나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거친 선

장욱진 화백의 전시회를 다녀와서

by 히말

지난주, 장욱진 화백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유명한 1978 가로수는 물론, 터치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작품들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워낙에 인기 화가다 보니, 교과서 표지에 화백의 그림이 실린 경우도 엄청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506021661478779.jpg?type=w773 아마도 제일 유명한, 1978년 작 '가로수' (출처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아래 그림은 '산수'다. 장욱진의 거칠지만 편안한 선이 산수에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옅은 푸른색, 뒷 배경으로 멀리 물러나 있는 산등성이와 태양은 화면 앞쪽의 공간에 신비함을 더해 준다. 어딘가 이 세상을 초월한 곳에 한 조각 흙바닥이 펼쳐져 있는 듯하다. 김정희의 세한도를 연상시킨다는 집은, 그냥 식빵같이 생겼다. 수석이나 난이 바깥에 놓여 있는 걸 보면 사람이 사는 것 같기는 한데. 만년을 산다는 학은 왜 집 밖에서 날개를 다듬고 있을까.

9750695_i1.jpg?type=w773 '산수' (출처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은 자화상도 정겹다. 렘브란트의 빛이나, 뭉크의 어둠, 고흐의 고뇌 같은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화면 아래쪽에 가방과 우산을 들고 선 허수아비 같은 남자의 모습이 전부다. (쌀이나 보리밭일 수도 있겠지만) 밀밭에 까마귀라고 해도 고흐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게다가 길이 쭉 뻗어 있다. 언제나처럼, 정겹고 반가운 강아지도 뒤에 따라온다.

mug_obj_201409241439399499.jpg?type=w773 '자화상'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정장에 빨간 넥타이까지 한 모습인 것은 왜일까. 널리 알려진 화백의 모습은 익숙한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모습인데 말이다.

ee4dda2b-ebba-45.jpg?type=w773 장욱진 화백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글을 그냥 끝내기는 심심하니, 글 도중에 언급한 그림들도 흘끗 보자. 우선, 고흐의 '까마귀와 밀밭'이다. 유명한 그림이지만, 직접 본 적은 없는 듯하다. 고흐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주 최근이라서...

f_0779.jpg?type=w773 고흐의 '까마귀와 밀밭' (출처 - The Vincent van Gogh Gallery)


렘브란트의 자화상이다. 렘브란트 자화상은 여러 나라에서 하도 여러 개를 봐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rembrandt_self_port_kenwood.jpg?type=w773 아마도 가장 유명한, 1661년 자화상 (출처 - oneonta.edu)


뭉크의 자화상이다. 오슬로 뭉크 박물관에서 처음 보았는데, 보자마자 뭔가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크기도 등신대에 가깝고, 무엇보다 배경색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어두운 저택 복도에서 예상치 못한 누군가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self-portrait-with-cigarette.jpg?type=w773 뭉크, '담배를 든 자화상' (출처 - edvardmunch.org)


고흐의 자화상이다. 내 생각에 그나마 가장 잘 생기게 그린 것이다. 고흐를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면 꽤 미남 쪽인 것 같은데, 뭐가 불만이라서 자화상은 다 그렇게 그렸나 생각해본다.

unnamed.jpg?type=w773 고흐, '자화상' (출처 - Rijksmuseu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