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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11207

요즘 읽은 책들

by 히말


문형주, <건강한 사람은 그럴 턱이 있습니다>


이런 책들이 늘 그렇듯, 필요한 내용은 한 페이지 정도로 충분하고, 나머지는 구구절절한 체험담과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들의 모음이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전달하고 있어 충분히 가치가 있다.


- 턱관절 장애 진단법: 1) 입을 크게 벌렸을 때 그 사이에 손가락 세 개가 자연스럽게 들어가지 않는다. 2) 입을 열고 닫을 때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3) 턱관절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소리가 난다. 혹은 과거에 그런 적이 있다. 이중 하나라도 YES라면, 다음 20개 문항에 대답해 보자. 2개 이상 YES라면 턱관절 장애 전문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다. (177)

- 음식을 씹을 때는 양쪽으로 동시에 씹는 것이 제일 좋고, 한쪽씩 씹더라도 좌우 5:5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 턱관절 치료는 스플린트를 장착하고 천천히 교정하는 것이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린다.

-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다거나, 잠을 잘때 엎드려 자는 등 사소한 생활습관이 턱관절 장애로 이어진다.

- 혀 정위치 법: 1) 턱에 힘을 빼고 위, 아래 치아 사이를 띄운다. 2) 혀의 1/3을 앞니 뒤쪽(경구개)에 자연스럽게 댄다. 3) 치아가 떨어진 상태에서 입술을 살짝 다물고 코로 숨쉰다.

- 자기도 모르게 엎드려 자는 사람은 잠옷 주머니에 작은 공을 넣고 자면 도움이 된다.

- 3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사협회는 종합 비타민이 필요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의 공식 입장은 영양보충제를 지지한다. (303)



페터 볼레벤, <인간과 자연의 비밀연대>


나무에 대한 절절한 사랑 이야기.


- 접촉형태형성은 식물을 만지면 더디게 자라는 현상이다. 예컨대 토마토를 하루에 몇 분 정도만 쓰다듬으면, 키가 자라는 대신 줄기의 부피가 두꺼워진다. 나무를 안아주고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이건 그냥 방어반응이다. (117-119)

- 독일의 자연경관은 뜨개질해놓은 카펫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숲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거대한 농촌 경관에 삽입된 천 조각에 불과하다. 이러한 농촌 경관은 생태학적 사막일 수도 있다. (151쪽)

- 식물에게도 통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177)

- 가족끼리 숲속을 산책할 때,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동물들을 배려해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줄 때가 있다. 사실은 정반대다. 동물들은 사람들이 크게 떠드는 소리를 들으면 긴장을 푼다. 사냥꾼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269)

-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탄소중립적인 행위가 아니다. 나무를 연소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나무가 성장하면서 흡수한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적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벌목으로 인해 부식토가 훼손되면 땅속에 저장되어 있던 대규모의 이산화탄소가 공기중으로 방출된다. 나무 그늘이 사라지고 햇볕이 들면서 균류와 박테리아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이산화탄소 발생을 부추긴다. 숲 관리와 관련된 모든 것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준다. (298)

- 올드 티코(Old Tjikko)는 스웨덴에 있는 9,550살 먹은 독일가문비나무(Norway Spruce)다. 생각보다 작아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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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슈, 구노스키 겐, <일을 잘한다는 것>


두 꼰대의 재미없는 만담. 일본 경제가 지금 이 모양인 이유를 알 만하다. 명확한 개념 없이 미래에는 지금과 다른 종류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틀에 박힌 주장을 되풀이한다.


- 현재 사회는 해답이 넘치는 대신 문제가 희소하다. (333) - 이 책에서 유일하게 수긍이 가는 한마디. 제대로 묻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물론 다른 책들에도 수없이 나온 이야기다.



주부의벗사, <부모님의 집 정리>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 무엇을 처분하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앞으로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일이다. (27)

- 어질러진 집에서는 넘어지기 쉽다. 욕실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고, 카펫, 방석, 이불, 청소기 코드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단지 1~2cm의 단차로 발생하는 일이다. 다리가 약해서이기도 하지만, 시력이 떨어져서이기도 하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령자의 집은 정리정돈이 필요하다. (28)

- 정리 계획을 세우고 '정리 노트'를 작성하면서 진행한다. (30)

- 업체의 도움을 받자. 견적은 필수다. (32) -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업체가 있다.

- "정리한 후 9년이 흘렀다. 추억의 물건을 보관해 달라던 남편의 형제들 중 보관한 물건들을 보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44)

- 제일 중요한 물건은 본인이 자는 방에 있다. 남자는 시선보다 높은 곳에, 여자는 시선보다 낮은 곳에 두는 경향이 있다. (234)

- 정리 원칙 - 1) 분류할 물건을 둘 공간 약 3평을 미리 확보한다. 2) 구역을 정해 차례대로 진행한다. 3) 역할을 나누고, 상대방의 처분 방법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4) 망설여지는 물건은 일단 보류하고 다음 물건으로 넘어간다. 5) 한번에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체력을 고려해 몇 차례에 나눠 진행한다. 6) 한여름은 피한다. 7) 추억의 물건은 디카로 촬영해 디지털로 보관하다. 상자에 담아두면 다시는 햇빛을 못 볼 것이다. 8)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시작한다. 옷장 하나라도 일단 해치운다. 9) 새 물건이라도 필요 없으면 버린다. 9) 혼자 사는 데 많은 물건은 필요치 않다.

- 맨 위 선반에 처박혀 있는 물건은 절대 쓰지 않는다. 벽장이나 창고 안쪽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상자 안으로 일단 들어간 옷은 그 안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다 버린다.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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