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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브레일 May 11. 2016

청소년들의  
사회적 브랜드, 준브레일

Portfolio; 시작하기

사회적 브랜드 ‘준브레일’을 설립하다.    

"Dot-Machine; DGHS i3”를 개발하고 기념으로 찍다

Jun Braille을 시작한 지 어느덧 육 개월. 아직도 횡설수설한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팀원들과 만날 때면 화기애애하고 자유롭다. Junbraille.com 의 웹사이트와 인터뷰를 검색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궁금해했다.

“도대체 뭐하는 곳이니?” “청소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뭐하니?” “그게 대학 가는데 도움이 되니?”  

 준브레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조직인지 궁금해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가족들도 준브레일을 왜 만들었는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사실 나도 준브레일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쉽게 정의하지 못하고 있기에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답해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준브레일은 스타트업이라고 부를만한 규모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부끄럽다. 벌써부터 준브레일을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한다면 남들이 보기에는 준브레일이 진정성이 없다고 느낄 것만 같았다. 우린 다른 스타트업의 노력과 열정을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더 굽힌 자세로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아직 준브레일은 팀 개념을 갖고 있을 뿐 스타트업보다는 작은 클럽 형태에 가까울 것이다.)


 준브레일을 이끌고 있는 나와 팀원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청소년이자 고등학생이라는 어마어마한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죽기 살기인 심정으로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동탄국제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으니 더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중이다.

“동탄국제고등학교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인문사회계열 특목고이다.

 치열한 환경 속에서도 준브레일을 위해 모일 때면 다들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준브레일을 설립하기 시작했던 초, 많은 사람들은 지지하고 응원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준브레일의 도움을 받는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반면,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수 없이 많았다. 단지 준브레일의 최종 목표는 사회적 기업, 청소년 기업이기보다는 입시일 것이라는 말이 많았고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폐지줍는 할머니들에게 구입한 폐지로 캔버스를 만드는 팀원

처음 우리가 모이게 된 계기는 소박해 보일지 모르지만 작은 봉사 활동에서 시작됐다. 우리는 시각 장애를 겪는 아동들을 위한 오디오북 봉사를 하기 위해 모였다. (이런 계기 덕에 준브레일의 첫 프로젝트가 “dot-book”인 것이다. ) 나를 비롯해 팀원 허예빈, 엄준호는 동탄국제고등학교 방송부 “Veritas” 부원이었다. (물론 지금은 나온 상태이다.) Veritas에서 오디오북 봉사 활동을 위해 모여 이야기하다 나는 문득 점자책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점자 책” 키워드를 구글링 할수록 무엇인가 의아하면서도 심오한 질문을 스스로 할 수 있었다. 


과연 점자책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궁극적으로 점자책은 시각 장애인에게 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자책은 온전히 시각 장애를 겪는 사람들만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언어를 점자로 변환하면 그 내용의 양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또한 점자의 규격은 정해져 있고,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는 process가 필요하다. 점자책의 수요량은 낮은데 제작 과정은 과다하니 출판사들은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점자 책은 투박했고 단순한 외관을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시각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동화책을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Jun Braille의 dot-book 1세대가 막 개발된 직후 .. 아직은 타 출판사의 점자책만큼 투박하지만 '닷-북'의 아이디어는 약 10개국으로부터 국제지식권을 보호받고 있다.

점자는 있는데, 그림이 없다. 그림이 있어도 막상 시각 장애 아이들은 볼 수 없다. (‘이게 뭐지?’) 시각 장애인들이 볼 수 있는 그림이 있다면 가격은 두배 세배로 올라간다. 물질적 여유가 있는 장애인이어도 가격 때문에 일반 점자책을 구입하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점자책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몇 가지 시각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요소들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그림이 없다. (지루해서 잠이 올 듯싶다.) 두 번째, 비싸고 비싸고 또 비싸다. (책 한 권에 육만 원이라니) 세 번째, 무겁고 외관이 투박하기 짝이 없다. (책을 읽고 싶지 않게 만든다.) 네 번째, 앞이 보이지 않아 실수로 물을 쏟거나 음식물을 엎지르면 그 책은 버려야 한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책도 그렇긴 하지만 점자 책은 상당히 비싸다 보니 다시 구입하기에는 부담된다. ) 다섯 번째, 많은 사람들의 손이 닿는 점자책인데 세척과 소독이 어렵다. (물론 책을 읽고 손을 닦으면 괜찮긴 하다만..) 여섯 번째, 정말 시각 장애인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장애인 전용 제품이다. (나는 어떤 것이든 특정 대상만을 타깃으로 만든 제품을 싫어한다. 뭔가 역차별하는 느낌이랄까.)  


[여담이지만, 나는 준브레일과 함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한 '닷-북'을 개발했고 대한민국을 넘어 미국, 호주, 홍콩, 독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칠레 등 약 10국에서 국제지식권을 인정받았다.]


준브레일의 로고와 슬로건이 담긴 투명파일 _팀원들이 모두 고등학생이다보니 대부분의 프로젝트 기념도 문구류로 한다.

 우선 투박한 점자책의 여섯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다른 책, 책의 정의를 새롭게 쓸 수 있는 그런 점자 책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나는 능력이 부족했고 그 능력을 함께 채워줄 친구들이 필요했다. 그렇게 엄준호, 허예빈, 여수현, 최경서와 함께 준브레일이라는 조직을 만들게 됐다. 제각각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기도 했지만 가장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기도 했다. ( 사실 혼자 하기에는 재미가 필요했다. ) 그렇게 우리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각 장애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 점자 책 프로젝트, 폐지를 줍는 할머니들을 위한 예술 캔버스 프로젝트, 궁금증이 많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비전 찾기 프로젝트, 성층권 360' VR 교육 콘텐츠 프로젝트 등 많은 프로젝트들이 하나씩 쌓여갔다. 소박한 봉사 활동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들이 start up으로 성장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Jun Braille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준브레일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어린아이들의 작은 소꿉놀이처럼 보이지 않길 바라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비고: '닷-북' 프로젝트의 이야기는 다음 브런치를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오늘은 준브레일의 시작 이야기만!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수상한 entrepreneurship award.

2016년 5월, 현재는 나를 포함해 팀원이 다섯 명에서 열두명으로 늘어났다. 첫 번째 모집 공고에서 약 40여 명의 17살 학생들이 지원했다. 이 중 7명을 심도 있게 서류 및 면접을 검토하면서 선발하였고 준브레일은 끊임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조금씩 소개하도록 하겠다!  


작성자: 준브레일 (www.junbraille.com) 마케팅 담당 최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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