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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브레일 Jul 04. 2016

캔버스가 담은
폐지 줍는 할머니들의 꿈

준브레일 페이퍼 캔버스 프로젝트

준브레일의 엄준호 여수현 최경서가 프로젝트 중간에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는 모습

  준브레일에 새로운 팀원들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페이퍼 캔버스" 프로젝트. 사회적 기업으로의 성장을 꿈꾸며 탄생한 페이퍼 캔버스 프로젝트는 길거리에 있는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관찰하면서 조금 더 나은 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안되었다. 뼈 마디마디가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폐지를 줍는 이유를 따지자면 끝없는 사회구조의 악순환을 언급해야 할 것이다. 이른 정년퇴직과, 동시에 사회 활동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평범했던 직장인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그들에게 폐지 줍는 일은 몇 안 되는 생계유지 수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동네 여기저기에 있는 무거운 폐지를 모아 노상에 판매할 때 얻는 수익금은 1kg 당 70원~80원. 생계유지 수단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준브레일은 근본적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아래서부터의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폐지'라는 키워드는 이를 시작하기에 충분했다.


새로 들어온 준브레일 팀원들의 페이퍼 캔버스 교육 현장

준브레일의 페이퍼 캔버스 프로젝트는 멤버들의 발로 뛰는 노력으로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다. 폐지를 구하고 구매하는 과정부터 거래 장소를 찾고, 지속적인 거래가를 선정하고, 이를 운반하는 일까지, 어떤 일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즐겁지 않은 일도 없었다. 준브레일 부원들은 모두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가 모여 작업하는 동탄국제고등학교의 m403.

준브레일 부원들의 숨겨진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가 되어 도전이 필요한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다.



페이퍼 캔버스 프로젝트는 1kg당 70원에 거래되는 폐지를 보다 쓸모 있고 가치 있는 것들을 생산함으로써 남는 이익만큼 1kg당 거래가를 12배 높이고, 단순한 폐지가 세상을 예술로 바꿔주는 캔버스로 변화시켜 더 나은 사회를 캔버스에 담는 프로젝트이다. 이를 위해 준브레일 부원들은 우선 폐지를 구해야 했다. 폐지를 구매하기 위해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 거래 가격을 말씀드리며 일일이 거래를 성사시켰고, 이를 운반하기 위해 수레를 끌며 그들이 느끼는 생계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해받을 수 있었다. 폐지를 학교로 모두 운반한 이후, 준브레일의 팀원 모두는 아지트를 작업실로 바꾸고 폐지를 캔버스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했다. 신문지를 깔고 책상과 의자들을 옮겼다. 모두가 분주했고 각종 소음들은 방안을 어지럽혔지만 오선지에 그려지는 각기 다른 음들이 늘 그렇듯 조화롭고 흥미로웠다.

폐지를 갖고 캔버스 제작을 위한 기본 도구들이다

폐지의 재탄생에는 약간의 도구들이 필요했다. 폐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기 위한 커터칼과 폐지들을 이어 두꺼운 판으로 만들어줄 접착 풀, 폐지를 캔버스로 만들어줄 캔버스 천과 그림을 그리기 위한 기초작업인 젯소, 그리고 붓까지. 적지 않은 준비물들이 필요했다. 준브레일 팀 내 모아놓았던 프로젝트 연구비용과 교육부의 지원금을 통해 구매비용을 충당하였다. 


먼저 캔버스가 다양한 호수로 나누어져 있듯이 폐지 캔버스도 다양한 크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폐지 한 개로는 캔버스가 되기에 너무 연약하고 부드러웠다. 따라서 같은 모양의 폐지 조각을 3~4장 덧대어 단단하고 견고한 폐지 캔버스의 토대를 만들어야 했다. 커터칼로 같은 크기의 폐지를 여러 장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캔버스의 호수를 고려해야 했기에 처음에는 서툴러 버려지는 폐지의 양이 많았다. 그러나 점차 숙련되가며 퍼즐을 맞추듯 상자를 어떻게 잘라야 할지 보이기 시작했다.


서로 접착되 단단해진 캔버스 틀을 말리는 과정이다

그렇게 잘라진 상자들을 붓을 이용해 접착제로 3겹에서 4겹 쌓아 파이처럼 만드는 과정은 견고하고 단단한 캔버스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접착제를 바를 때 꼼꼼하게 끝까지 바른 후 끝 마무리를 깔끔하게 다듬는 것이 중요한데,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에서 항상 덤벙대는 부원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은 반짝이고 아름다웠다.(물론 결과물은 실제로 반짝이고 아름다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말이다!)


  서투른 풀질이 마무리되면 보다 완벽한 캔버스를 위해 폐지 사이 생긴 공간들을 무거운 물체로 눌러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학교 내에서 무거운 물체를 생각해보던 부원들은 책상을 뒤집어 눌러놓기에 이르렀다.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압축되어 굳어가는 캔버스의 틀들은 각기 다른 크기를 가지고 각기 다른 캔버스가 되어 서로 다른 그림들을 담고 희망을 담을 것이다. 마치 같은 준브레일 활동 속에서도 서로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캔버스틀에 덮을 천
목공풀을 통해 같은 사이즈의 폐지를 덧붙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잘 말려진 캔버스 틀이 될 폐지들 위에는 천을 붙여야 한다. 다양한 사이즈에 맞추어 천을 재단하고 다시금 접착재를 붙였다. 그림이 그려질 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보다 공들여 작업했다. 그렇게 시간을 들여 다시금 말린 후 마무리로 좋은 그림이 그려질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젯소를 덧발라주어 캔버스를 완성했다. 이렇게 완성된 캔버스에는 꿈이 담긴 그림들이 그려질 것이다. 


그리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줄 초창기 우리의 프로젝트에 함께할 예술가들이 필요했다.



여러개를 덧댄 폐지와 캔버스 첫


동탄국제고등학교의 미술동아리인 디폴은 이러한 준브레일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기로 하며 함께 동조하게 되었다. 첫 캔버스에 그려질 희망 가득한 메시지들을 전시회를 통해 전달할 생각이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을 본 후 우리의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또 이 활동으로 관심이 환기되기를 바란다. 폐지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대변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음지까지도 한줄기 밝은 햇살의 희망이 비추어 모두가 꿈꿀 수 있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의 건설을 위한 열망으로 오늘도 준브레일 부원들의 뜨거운 열정은 타오르고 있다.


준브레일의 전시회가 시작하게 된다면 다시 브런치를 작성할 것이다.

준브레일이 이번에 이렇게 자세하게 제작 방법과 취지를 소개한 이유의 중심은 준브레일 PR보다는

폐지 캔버스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으니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곳에서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길 바라는 이유가 크다. 궁금증이 있다면 contact@junbraille.com으로 연락할 경우 담당자가 더욱 자세하게 답변해줄 것이다. www.junbraille.com (We help the world to see)



작성자: 준브레일 마케팅 담당자 최경서

사진 촬영: 준브레일 대표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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