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시집에 빠져버린 청년의 고통을 당신은 아는가!
닳고 닳아
시인의 고뇌까진 닳아버린
허름한 시집을 보는
한 청년을 생각이라도 해보았냐는 말이다
홀로 환상에 빠져
뜻 잃은 문장들을 곱씹으며
시어 하나, 하나를
귀에 억지로 쑤셔 넣어 귀머거리가 된 그 청년을 알고 있냐는 말이다
짗궃은 날씨는 멈춘 날이 없고
가난과 사랑은 영원하니
그 청년의 고통 또한 오늘날의 백야(白夜)처럼 누군가의 정신 속에서 영원히 불타리라
당신은,
이름 모를 청년의 이름 모를 시집의 이름 모를 시의 고통을 아는가?
시를 쓰다 보면 가끔씩 나 자신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
내가 쓰려던 것은 이것이 아닌데,
내가 전하려던 바는 이것이 아닌데.
항상 아쉽고
항상 기쁘다